뫼비우스의 살인 하야미 삼남매 시리즈
아비코 다케마루 지음, 김은모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5년 8월
평점 :
절판


충격적인 반전으로 유명한 사이코 스릴러『살육에 이르는 병』의 작가 아비코 다케마루의 초기 본격 추리물이다. 1990년에 발표된『뫼비우스의 살인』은 하야미 삼남매가 활약하는 시리즈 세 번째 작품으로 첫 번째가 데뷔작인『8의 살인』(1989년) 그리고 두 번째가 같은 해 출간한『 0의 살인』이다. 

도쿄에서 무차별 연쇄살인사건이 발생한다. 범인은 젊은 대학생인 시나 도시오. 근데 범인은 작품 처음부터 모습을 드러낸다,  즉, 이 작품은 도서추리물 기법이다. 피해자들끼리는 당체 접점이 보이질 않고 유일한 단서는 사건 현장마다 남아있는 의문의 숫자 뿐...경찰의 수사는 교착 상태에 빠지고...하야미 교조 경위는 추리소설 매니아인 두 동생과 힘을 합쳐 범인 추적에 나선다. 과연 하야미 삼남매는 피해자들을 잇는 미싱링크(잃어버린 연결고리)를 찾아내 범인을 잡을 수 있을까.

여기서  "그"라는 신비한 존재가 등장한다. 인터넷상에서 만난 정체불명의 "그"는 시나 도시오에게 살인을 부추키는 <양들의 침묵>의 한니발 렉터 박사같은 존재이다. 그리고 그들은 마침내 살인 게임을 시작한다. 추리적 관점에서 보면...첫째, 무차별 연쇄살인이란 게임의 룰은 무엇인가. 둘째, 피해자들의 접점을 잇는 연결고리 즉, 미싱링크는 무엇인가. 셋째, 범행 현장에서 발견되는 숫자들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넷째, "그"의 정체는 누구인가...정도로 압축할 수 있다. 

일단 기본적 추리의 재미는 있다. 기묘한 연쇄살인의 배후에는 살인 놀이라는 경악스러운 이면이 숨어있고 그러한 사건의 진상을 번뜩이는 추리로 밝혀내는 삼남매의 둘째 하야미 신지의 활약이 돋보인다. 연쇄살인범을 잡고자 범행 동기와 숫자의 의미, 미싱링크등을 놓고 티격태격 추리 설전을 벌이는 하야미 삼남매의 개그를 보는 재미도 있다. 근데 개인적으로는 하야미 삼남매를 주축으로 한 사건의 추리 전개 과정보다 시나 도시오의 관점에서 벌어지는 범행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장면들이 더 긴장감있고 볼만하다. 작가는 본격 추리물보다 스릴러물을 써도 더 잘 쓸 것 같은 느낌. 

사건의 진행과정이나 동기, 반전, 결말등 기본적인 플롯이 일본 추리소설을 제법 읽은 독자라면 다른 작품들에서 익히 경험했던 유사성을 발견한다. 국내 출간 시기가 다소 늦어서인지 사건의 독창성, 스토리의 신선도등이 조금은 빛이 바랜 감이 있지만 ​25년전 작품임을 감안해서 보면 본격 추리의 재미를 충분히 만끽할만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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