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 폴리스맨 - 자살자들의 도시
벤 H. 윈터스 지음, 곽성혜 옮김 / 지식의숲(넥서스) / 2013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세기말을 앞두고 발생한 한 남성의 의문스런 자살사건을 파헤치는 추리소설로 2012년 미국추리작가협회에서 주는 에드거 상 페이퍼백 부문 수상작이자 2012년 6월 아마존 선정 최고의 책으로 선정된 작품이다.

  

미국 뉴햄프셔주 콩코드시...마이아 소행성의 지구 충돌 6개월여를 앞두고 사람들은 세기말의 재앙에 패닉에 빠진다. 모든 상가와 가게들은 문을 닫고 기름마저 끊겨 거리에 차도 사라진다. 돈많은 부자들은 각종 예금, 보험등을 해지해서 안전지대로 대피하거나 그들만의 방공호를 짓는다. 거리에는 마약, 약탈, 집회등이 넘쳐나고 정부는 ISPP 정책 (충돌 대비 안보와 안전화 법령)을 공포한다.

 

다가오는 지구 종말로 인한 허무감에 자살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한 패스트푸드점 화장실에서 자살로 보이는 한 남자의 시체가 발견된다. 모두가 무관심한 이 사건에 뉴햄프셔 콩코드 경찰서 범죄 수사과 성인 범죄팀 헨리 팔라스 경장은 시체의 외관에서 의문점을 발견하고는 단독 수사에 돌입한다.

 

보통 추리소설 주인공이 산전수전 다겪은 베테랑 형사나 탐정인데 반해 이 책의 주인공 팔라스 경장은 경찰 입문 2년 정도된 약관 27세의 초짜 형사인 점이 무척 특이하다. 그런 신참티 팍팍나는 팔라스 경장은 피해자의 직장 동료, 가족, 지인들등 주변 탐문 수사를 통해 과거 행적을 역추적하면서 세기말을 앞둔 피해자의 성격과 생활 패턴에서의 변화를 감지한다. 

 

천문학자, 물리학자가 뽑아내는 소행성 충돌 시나리오를 포함해서 다양한 매체가 발표하는 세기말 지구의 모습이 현실적으로 다가오고 지구 종말을 맞이하는 도시의 생태와 사회의 급격한 변화, 도시민들의 심리와 대처하는 자세등이 실감나게 그려진다. 그러면서 그러한 혼란스러운 사회적 배경과 의문스런 자살사건의 숨겨진 진상이 자연스럽게 맞물린다. 

 

하지만 이 책은 추리소설이다. 기발한 트릭이나 놀라운 반전이 있는 것도 아니고 세기말의 시대적 상황에 많은 지면을 할애하느라 사건에 관련한 추리 분량이 적고 전개도 느리다. 밝혀지는 진상을 보면 딱히 놀랍지도 않다. 오히려 산전수전 다겪으며 황소같은 걸음으로 기어코 범인을 찾아내는 주인공의 끈기와 인내에 박수를 보낼 뿐...

 

작품의 배경, 이야기의 짜임새, 작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의도등에서 에드거 상이나 아마존으로부터 작품성은 인정받았으나 정작 장르소설적 긴장감이나 추리소설로서의 재미가 뛰어나지 않은 점은 아쉽다.『라스트 폴리스맨』은 총 3부작으로 기획된 시리즈물로써 '자살자들의 도시'가 첫 작품이다. 2부는 충돌 77일전, 3부는 충돌 직후의 이야기를 담는다고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