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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의 자동차 - 자동차 저널리스트 신동헌의 낭만 자동차 리포트
신동헌 지음 / 세미콜론 / 2012년 8월
평점 :
신동헌 자동차 저널리스트의 자동차에 관한 리포트 겸 에세이집이다. 저자는 모터바이크 기자 생활을 시작으로 모터스포츠 담당 기자를 거쳐 '조이라이드'라는 네이버 파워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이 책은 자동차에 관한 단순한 지식 나열이 아니라 작가의 주관적인 견해가 개입된 개인적인 에세이이다.
먼저 여는 글에서 저자는 '남성이 차를 좋아하는 이유'를 재미나게 설명한다. "강력한 힘을 추구하는 원초적인 욕망, 사냥감을 쫓아야하는 생존본능, 여체를 연상시키는 부드러운 곡선등이 인간 수컷이 바퀴 네 개 달린 물건에 정신을 뺏기는 이유"라고 말한다. 같은 남자로서 충분히 공감이 가는 말이다.
책은 총 6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2,3,4부는 보고 즐기는 섹션으로 명차와 슈퍼카 소개에 이어 유명 자동차 경주 및 관련 산업체 견학과 취재, 시승기등 저자의 해외 체험을 그렸고 1,5,6부는 배우고 느끼는 섹션으로 국산차와 해외차를 바라보는 저자의 솔직한 단상을 시작으로 차 구입부터 유지, 관리 요령까지 일반독자에게 도움이 되는 다양한 정보를 담고 있다.
일단 저자는 국산차에 별로 안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 아니 극도로 혐오한다고 볼 수도 있다. 그래서 관련 기사도 쓰지않는다고 한다. 저자는 국산차가 철학과 꿈이 없다고 쓴소리를 내뱉는다. 그러면서 단순히 일제차를 베껴서 생산한 역사, 내수용과 수출용의 차이 등 국산차 산업의 문제점을 기탄없이 꼬집는다. (저자는 생애 첫 차인 BMW 320i를 시작으로 렉서스, 폭스바겐 골프, BMW 3시리즈를 탄다.)
저자의 견해와 주장에 일부 눈쌀이 지푸려지기도 하지만 해박한 이론과 분석을 앞세운 전문가의 말에 딱히 반박의 논리를 찾지는 못하겠다. 단순히 외제차는 유지 관리비 포함 무조건 비싸다는 편향된 시각과 맹목적인 국산차 선호에 대한 관점이 저자의 말에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한다. 생각할거리를 던져줌에는 틀림없다.
2부와 3부는 명차와 슈퍼카 섹션으로 길가다 나도 모르게 멈춰서서 침흘리고 바라보던, 또는 뉴스의 국제모터쇼등에서나 볼 수 있는 호화로운 고급 외제차들, 예를 들어, 캐딜락, BMW, 벤츠, 벤틀리같은 명품차들로부터 포르쉐, 람보르기니, 페라리 같은 슈퍼카들이 줄줄이 소개된다. 마치 살아움직일듯한 선명한 사진들과 저자의 생생한 시승기에 눈이 즐겁고 몸이 반응을 한다. 그간 언감생심으로 바라봤던 입이 떡~ 벌어지는 값비싼 외제차들을 맘껏 눈요기하고 대리만족을 즐기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리고 4부에서는 영국의 벤틀리 공장과 독일의 벤츠 박물관 견학, 영암에서 열린 F1 레이스, 프랑스 르망 24시 내구 레이스, 스웨덴의 볼보 아이스 드라이빙, 아프리카 나미비아 8일간의 BMW 투어, 핀란드의 아우디 설원 레이스, 스웨덴의 볼보 아이스 드라이빙 등 저자의 다양한 해외 체험(취재 및 시승기)을 보여준다. 차를 진정 사랑하고 자동차 저널리스트로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아가는 저자가 한껏 부러워지는 순간이다.
5부와 6부에서는 자동차를 선택하고 유지 관리하는 법, 여성에게 좋은 차등 자동차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재미있고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부록에 나와있는 엔진 기통별, 자동차 유형별, 굴림 방식의 유형과 특징등 자동차 관련 상식도 두고두고 알아두면 좋은 지식들이다.
자동차를 모르는 사람에게는 차에 대한 관심과 친밀감을 갖게하고, 자동차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더욱 전문적인 지식과 시야를 갖게해주는 책이라 생각한다. 그저 형편에 맞게 일부 대중적인 국산차에만 관심있던 나에게 보다 다양한 자동차 세계를 알게해준 지침서같은 책이었다. 생각날때 한 번씩 꺼내 읽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