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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실살인게임 마니악스 ㅣ 밀실살인게임 3
우타노 쇼고 지음, 김은모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2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쟌가군, 두광인, 반도젠교수, aXe, 044APD...그들이 돌아왔습니다. 책을 펼치는 순간 다섯 명의 반가운 이름과 함께 또 다시 그들이 벌이는 악동같은(?) 살인 추리 게임에 조금씩 흥분과 긴장감이 몰려오네요. 이번에는 또 어떤 재미나고 기발한 추리의 세계로 나를 인도할까....2011년 발간된 『마니악스』는 기존의 1,2편인 『왕수비차잡기』와 『밀실살인게임 2.0』의 외전격인 에피소드 모음입니다. 그래서인지 분량도 250쪽 정도로 짧습니다.
서로 못잡아먹어서 안달인 그들의 유쾌한 대화는 여전합니다. 살인 퀴즈를 내는 출제자는 '어디 한번 맞혀봐라'하며 의기양양하고 탐정이 되는 나머지 네 사람은 해답을 내놓기위해 전전긍긍합니다. 하지만 이게 다가 아니죠. 무대가 바뀌고 외전격다운 발상의 새로운 국면이 전개됩니다. 그리고 전작에서 그랬던 것처럼 작가는 독자를 놀래킬 마지막 한 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웹상의 밀실살인게임이란 타이틀에 걸맞게 1961년생인 작가는 나이를 거꾸로 먹는 듯, 웹을 포함 각종 통신, 전자기기등 최첨단 하이테크 산업의 다양한 과학적 장비와 지식을 추리에 접목시킵니다. 가히 '하이테크 엔터테인먼트 살인 추리 게임'이라 부르고 싶네요.
그들의 티격태격 밀고당기는 대화 과정이 어찌됐건 (추리소설 매니아인 저에게 이 책의 성패는) 독자의 구미를 당기는 기발하고 재미난 추리 문제의 출제와 거기에 걸맞는, 무릎을 탁 칠만한 탁월한 해답의 제시입니다. 그런 면에서는 아쉬움이 큽니다. 물론 제시된 문제를 탐정격의 네 사람이 각자 자신의 추리를 내세우는 부분에서 독자인 저 역시 그들 입장(탐정)이 되어 하나씩 그들의 추론의 진위와 가능성 여부를 꼼꼼히 따져가면서 머리속으로 '과연 정답일까?' 하며 같이 논리하고 추리해가는 과정은 무척이나 즐겁습니다.
하지만 각 사건의 해결 부분에서 밝혀지는 해답들을 보면 허탈감 그 자체입니다. 변죽만 울렸다고 해야할까요. (특히 첫번째 사건의 범죄 성공 여부는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가네요) 언제나 그렇듯 뛰어난 몰입감과 가독성에 기존의 무대가 바뀌고 책 전체를 아우르는 기발한 트릭과 반전은 볼만하지만 정작 중요한 추리 부분에서의 완성도와 만족감은 내심 불만입니다.
작가가 밝힌대로 외전격이라서 그런지 기존 밀실살인게임 본연의 텍스트에서 너무 멀리 온 느낌입니다. 기존 밀실살인게임 시리즈 자체의 명성, 독창성, 화제성등으로 봐서 이쯤에서 멈추던지 아니면 (번역 후기에도 있듯이) 외전은 논외로 치고 1편같은 밀실살인게임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와 시리즈를 멋지게 마무리해주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