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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진 용골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최고은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2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인사이트밀>로 우리에게 친숙한 요네자와 호노부의 2010년 작품입니다. 띠지와 책 뒤표지에 자랑스럽게 나와있듯이 이 작품은 일본추리작가협회상, 본격 미스터리 베스트 1위등 어마어마한 수상 경력을 자랑합니다. <부러진 용골>은 12세기 말 유럽 영국령 솔론 제도라는 존재하지 않는 섬을 배경으로 그 곳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에 그 당시 횡행하던 마법 요소를 추리와 접목시킨 아주 독특한 설정의 본격 미스터리 판타지물입니다. 일본 작가가 쓴 외국 배경과 등장인물에 특수 설정을 앞세운 미스터리는 죽은 자가 되살아나는 야마구치 마사야의 <살아있는 시체의 죽음> 이후 오랜만이군요.
무릇 본격 미스터리 판타지물은 신비스러운 마법과 판타지의 세계와 논리적인 추리의 세계라는 두 가지 상반되는 대칭 요소를 얼만큼 적절히 균형과 조화를 이루어내는가가 관건인데 작가는 이런 점에서 독자에게 환상적인 중세 마법 드라마에 완벽한 추리적 재미를 선사합니다. 책 초반부에는 중세 유럽의 미지의 섬을 배경으로 으스스한 암살 기사의 존재와 신비스럽고 다양한 마술로 독자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불러일으켰다면 마지막 피날레를 장식하는 추리는 단단한 시멘트만큼이나 확고부동하고 논리정연합니다.
12세기 말 유럽...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 미지의 섬인 영국령 솔론 제도...그 솔론 섬의 침입불가할 것 같은 철통같은 영주관에서 벌어진 의문의 살인사건...신뢰할 수 없는 정체불명의 수상한 용병들, 수십년간 탑에 갇혀있는 불사의 비밀스런 포로, 마술로 무장한 무서운 암살 기사와 그 암살 기사를 좇아 솔론 섬까지 추적해온 집념의 동방의 기사 그리고 솔론 제도를 침략하려는 저주받은 데인인들...
독자의 상상을 자극하고 흥미를 유발시키는 재미난 요소들이 무수히 등장합니다. 작가는 각종 트릭과 해결이 등장하는 추리 부분은 물론이고 마법과 검등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기사, 종사, 요새, 범선등 그당시 중세 유럽의 시대상과 생활상을 서사적으로 완벽히 재현해냅니다.
시종일관 긴장감 넘치는 흥미로운 전개, 신비스런 마법과 논리정연한 추리의 절묘한 조합, 극적인 반전과 감동을 주는 훈훈한 마무리까지...작가의 기발한 상상력에 박수를 보내는 오랜만에 맛보는 본격 미스터리 수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