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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라 얏상 ㅣ 스토리콜렉터 9
하라 코이치 지음, 윤성원 옮김 / 북로드 / 2012년 4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집어든 이유는 간단합니다. 정말 재밌게 읽은 <마루 밑 남자>의 작가 하라 고이치의 작품이기 때문이죠. 늘상 본격과 사회파같은 미스터리물만 보다가 이 작가가 그려내는 심오하고 기발한 상상의 세계를 경험하곤 감탄을 했습니다. 톡톡튀는 블랙유머에 신선한 재미는 물론 책을 덮은 뒤에는 잔잔한 여운까지 주더군요. (아쉽지만 작가의 또 다른 작품 <극락 컴퍼니>는 읽지 못했습니다.)
이 책 <달려라 얏상> 역시 요리의 세계를 밑바탕으로 작가의 재기발랄한 상상력과 잔잔한 휴머니즘이 잘 어우러진 작품입니다. 주인공은 자칭 '푸드 코디네이터'라 부르는 정체불명의 노숙자 얏상. 그는 각종 음식과 식재료에 관한 풍부한 지식과 정보 그리고 전문가를 뺨치는 미각을 앞세워 유명 호텔 및 식당의 주방장들과 시장 상인들 사이의 식재료 정보와 공급에 관한 연결고리 역할을 해주면서 각종 유명 음식점들을 마치 제집 드나들듯 드나듭니다. 여기에 초짜 노숙자인 다카오가 그러한 얏상의 신비한 매력에 빠져 제자로서 늘상 얏상과 동행합니다.
이 책은 스승인 얏상과 제자 다카오 두 노숙자 콤비가 시장, 식당등을 돌아다니면서 만나는 다양한 사람들이 처한 고민을 도와주고 해결해주는 이야기입니다. 소바의 달인이 되고파 가출한 여중생, 식당을 뺏길 처지에 놓인 굴튀김 사장의 한맺힌 절규, 야쿠자의 비호 아래 불법 어획을 일삼는 노숙자 때문에 곤경에 처한 옛 스승, 맛집 탐방 유명 연예인의 부도덕한 공세에 시달리는 주방장 등...
작가 하라 고이치가 침이 고이도록 맛깔나게 그려내는 다양한 요리의 세계가 있고, 그 음식을 장사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희노애락이 들어있습니다. 그러한 그들의 가슴 절절한 사연과 처해진 난관을 기발한 능력으로 해결해 나가는 얏상의 활약을 보며 통쾌함을 느끼게 됩니다. 맛있는 음식들과 그것을 준비하고 만드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얏상과 다카오 콤비...인간미 물씬 풍기는 미식 휴먼 드라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