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을 다룬 단순한 엔터테인먼트 소설

카지노
김진명 지음 / 새움 / 2010년 7월

과거에 출간된 <도박사 1,2>의 개정판이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천녀의 금서>등 국내 역사 팩션 미스터리에 일가견이 있는 김진명 작가의 작품. 개정판으로 초판 10쇄까지 찍은걸 보면 나름 잘 팔리는 소설인가 보다. 이야기는 간단히 바카라라는 카지노 게임을 메인 소재로 도박사와 도박의 세계를 그리고 있다.

바카라의 은둔 절대 고수인 스페셜리스트 이서후를 중심으로 카지노에 동생을 잃은 미인 은교, 왕년의 바카라 고수 우필혁이 키워낸 한혁과 혜기라는 두 신예 도박사 그리고 은교의 애인이자 무자비한 파이낸스 사장 손병준등이 주요 등장인물이다. 서후와 은교의 애틋한 러브 스토리와 질투에 눈이 먼 손병준의 복수, 그리고 신예 도박사의 도전등을 통해 카지노에 얽힌 도박과 도박사의 세계 그리고 도박이 인간에게 주는 물질적, 내면적 폐해등을 그리고 있다. 이야기는 서울을 중심으로 실패한 도박사의 마지막 종착지인 네팔, 국내 유일의 카지노인 강원랜드, '아시아의 라스베가스'인 홍콩, 마카오 그리고 도박의 산실이자 본고장 라스베가스를 오가며 숨가쁘게 펼쳐진다. 

일단 가독성이 좋다. 술술 읽힌다. 액션 스릴러라기보다는 도박을 다룬 드라마라고 보면 되겠다. 바카라 게임이 메인 소재인지만 바카라라는 도박 게임을 몰라도 이야기를 즐기는데 별 지장은 없다. 하지만 단점도 있다. 일단 내용이 너무 쉽고 진부하다. 누구나 상상하고 만들 수 있는 평범한 스토리이다. 착한 고수와 미인의 사랑, 질투하는 남자, 신예의 도전 등. 문장이 투박한 점도 거슬린다. 너무 쉬운 문체라고해야 하나. 처음 보는 여성에게 아무 조건없이 선뜻 거금을 건네는 주인공의 이해못하는 행동 등 개연성이 떨어지는 부분도 있다. 주요 배경이 되는 네팔, 라스베가스, 홍콩 마카오 현지에 대한 서술은 극히 사변적(思辨적 : 경험에 의하지 않고 순전히 머릿속으로 생각)으로 보인다. 그만큼 외국 카지노 배경에 대한 현실감있는 생생한 묘사가 부족하다.

그럼에도 재미는 있다. 쉽고 간결한 문체와 스피디한 전개 거기에 도박이라는 소재가 주는 긴장감과 승부의 세계를 구경하는 짜릿함이 존재한다. 아무생각없이 킬링타임用으로 읽기엔 제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