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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의 비극
나쓰키 시즈코 지음, 추지나 옮김 / 손안의책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접하기 전에 한 가지 궁금증이 있었다. 평소에 이 책 소개를 보면 상당히 재밌어 보이는데 여기저기를 둘러봐도 평도 별로 없고 연말 일본 미스터리 결산투표등에서도 그냥 조용히 지나가는 느낌...왠지 더욱 궁금하고 호기심이 생겼다.
출판사 소개글을 보면...'제10회 일본 미스터리 문학대상 수상작', 중국의 북경, 탐정 추리문예협회상 번역 작품상, 1982년 출간이래 누적판매부수 250만부 기록 , 일본 드라마 포함 국내와 일본 모두 영화화...책 배경이 화려하고 탄탄하다. 그만큼 원작이 재밌고 완성도가 높다는 얘기가 아닐까.
책을 읽어보니 예상대로 상당히 재밌게 잘 쓴, 완성도 높은 추리소설이다. 한마디로 수작이다. <W의 비극>이라는 책 제목은 엘러리 퀸의 <X,Y,Z의 비극> 시리즈에서 허락맡고 차용한 것이라고 한다. 물론 여기서 'W'의 의미는 배경이 되는 와쓰지(Watsuji) 일가를 나타내는 한편 가문의 여성들인 Woman을 상징하기도 한다.
일본내 굴지의 제약회사인 와쓰지 약품을 경영하는 와쓰지 일가는 매년 연초가 되면 그들의 별장에서 신년 모임을 갖는데, 이 가족적이고 화목한 모임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사건이 일어난다. 바로 회장의 손녀이자 가족 모두가 아끼고 사랑하는 여대생 마코 양이 할아버지이자 그룹 회장인 요헤를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출판사 소개글에 있는 내용이다). 이에 와쓰지 일가 사람들은 가문의 명예를 지키고 마코 양을 보호하기 위해 일심동체, 협력하여 외부에서 침입한 강도의 소행으로 보이게끔 거짓 증거를 만들며 사건 은폐를 시도하는데....
일단 가독성이 무척 좋다. 315쪽의 길지않은 분량이 단숨에 읽힌다. 사건을 은폐하려는 와쓰지 일가와 범인을 추적하는 현경 경찰들의 두뇌 싸움에 책장이 술술 넘어간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다. 오히려 제대로 된 이야기는 와쓰지 일가의 은폐 모의가 서서히 드러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얽히고설킨 가문 사람들의 각종 이해 관계와 거기에 도사리는 악마적인 음모 등 추악한 진실들이 이면에 숨어 있다. 미나토 가나에의 <고백> , 아마노 세츠코의 <얼음꽃>, 그리고 이 책 <W의 비극>을 내가 읽은 일본 여성 작가가 쓴 '3대 추리소설'로 꼽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