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교전 2 악의 교전 2
기시 유스케 지음, 한성례 옮김 / 느낌이있는책 / 2011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하루에 몇십페이지 정도로 조금씩 읽어나가다 2권 중반 G.K. 체스터튼의 명언이 나오는 순간, "에이~ 설마~"하는 의구심을 가지고 다음 장을 넘기기 시작, 그리고는 그대로 결말까지 논스톱으로 읽었습니다. 일단 읽을만 하네요. 몰입감도 좋고. 

출판사 소개글을 보니 이 책이 많은 상을 받았습니다. [주간문춘] 걸작 미스터리 1위, 야마다 후타로상 수상,  [이 미스터리가 굉장하다] 1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와 차이점이 뭔가요?), 일본 서점 대상, 나오키상 후보작 등... 근데 '서점 대상'이라는 부분이 흥미롭네요. 서점 대상하면 왠지 교훈적이고 따스하고 남녀노소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그러한 훈훈한 느낌인데 이 책은 전혀 아니거든요. 미치광이의 사이코 액션은 기본에 살인, 불륜, 섹스등 부도덕한 내용은 죄다 들어가 있어 타인에게 편안히 권할만한 책은 절대 아닙니다. 

1권은 유학파 영어 교사이자 사이코패스인 주인공 하스미 세이지를 중심으로 그가 재직하는 학교의 선생들과 학생들 소개 및 그들과의 주요 관계도를 보여주는데 치중합니다. 주인공 하스미는 어릴 때부터 타인의 감정을 이해 못하는, 공감능력이 결여된 뼈속까지 사이코패스인 반면 천재적일만큼 냉철하고 비상한 두뇌의 소유자이기도 합니다. 1권이 주인공을 소개하고 학교 주변 인물들과의 관계를 보여주는 가운데 주인공의 숨겨진 악마적인 내면을 서서히 보여주는 사이코 드라마 형태라면 2권은 그 모든 것을 응집시켜 화끈하게 폭발시키는 사이코 블럭버스터 액션이라 할 수 있겠네요. 한마디로 하스미 세이지라는 사이코패스 영어 교사가 제작, 각본, 감독, 주연까지 모두 떠맡아 혼자 일 저지르고 혼자 수습하고 마무리하는, 그야말로 북치고 장구치고 모두 다 해먹는 1인 모노 사이코 드라마입니다.

일부 분권인 책들을 보면 괜히 이야기를 길게 늘려 썼다든지 해서 지루한 감이 없지 않은데 이 책은 1, 2권의 내용이 나름 알차게 들어가 있어 그 점은 맘에 드네요. 반면  등장인물이 하도 많아서 (특히 2권) 일일이 그 캐릭터를 따라갈 수 없는 것과 마지막 결말 부분이 좀 허술해 보이고 급히 서둘러 마무리한다는 느낌이 들어 아쉬웠습니다. 정말 기시 유스케만이 쓸 수 있는, 그만의 스타일이 잘 살아있는 재미있는 작품임에는 분명하지만 극한의 공포를 보여준 <검은 집>이나 눈물어린 청춘 드라마 <푸른 불꽃>, 추리 대상에 빛나는 <유리 망치> 정도의 임팩트와 재미는 아니지 않았나 하는 생각입니다. 소장하자니 이 찝찝한 내용의 책을 과연 다시 읽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누구에게 권하자니 그것도 그렇고...하지만 영화로 만들면 화끈하니 재밌겠다~라는 생각은 가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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