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 피트 모란
퍼시벌 와일드 지음, 정태원 옮김 / 해문출판사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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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나름 츄리소설을 적지 않게 읽었다고 생각하는데 이런 스타일의 츄리소설은 또 첨 보네요.
암튼 독특한 츄리소설입니다. 그럼 츄리소설이 맞냐? 하면 사건이 있고 탐정이 등장하고 중간과정이 어떻든 범인이 밝혀져서 사건이 해결되고 하니 츄리소설이 맞겠죠.

이 책은 한마디로 "아마츄어 탐정 피트 모란의 고군분투 포복절도 좌충우돌 탐정 성장기"라고나 해야 할까요?

주인공 피트 모란은 코네티컷주 조그만 서리마을이란 곳의 한 지역 유지의 운전수인데 탐정을 꿈꿉니다. 근데 이 주인공, 머리도 별 좋지않고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해 철자법도 잘 모르지만 심성이 착하고 그저 배운대로 열심히만 합니다. 그러다보니 포복절도할 일들이 매번 발생하기도 합니다만 어쨌든 의뢰인이 피트 모란에게 일을 맡기면 누가 됐던지간에 하여튼 일이 어떻게든 해결되는지라 사건 의뢰는 계속해서 들어옵니다^^  

탐정 교육은 뉴욕에 위치한 <애크미 인터내셔널 탐정통신교육학교>란 곳의 주임경감으로부터 전보로 통신 교육을 받습니다. (근데 이런 통신탐정학교가 실재했는지 정말 궁금하네요^^) 주임경감이 전보로 제1장 미행하는 법을 알려주면 며칠간 직접 미행을 해보고 그 결과를 전보로 보고하는 식으로요.

그런데 이 주임경감이란 작자가 속물이고 웃깁니다. 교재비, 기재비등으로 매사 돈을 밝히는 건 기본이요, 사건이 커질 것 같으면 나몰라라 책임을 회피하고, 피트 모란의 행동이 맘에 안들면 임시 교직원회의를 통해 '퇴학 처분'됐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합니다. 한 의뢰인이 이 주임경감을 죽이겠다고 하자 멕시코로 도망가는 비열함까지 보여줍니다. ㅋㅋ 암튼, 주인공 피트 모란과 이 주임경감과의 때론 파트너로, 때론 서로 못잡아 먹어서 안달하는 이 사제지간간의 대화가 이 책의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합니다.

미행 - 추리법 - 방화범 - 호텔 탐정 -  협박장 - 다이아몬드 헌터 - 지문 전문가등 일곱 개의 단편이 연작 형태로 수록되어 있어 아마추어 탐정 피트 모란이 조금씩 발전, 성장해가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습니다.  그 중 방화범, 다이아몬드 헌터, 지문 전문가 이 세 편이 특히 재밌습니다.

결코 "화료한 츄리소설"(주인공이 쓰는 어휘입니다^^)은 아니지만 무척이나 독특한 재미와 유머를 선사하는 책입니다. 故 정태원 선생님의 유작 번역작이라 더 가치가 있는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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