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신당의 살인
김영민 지음 / 아프로스미디어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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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 트릭 (기계적 트릭)을 이용한 본격 추리물을 좋아하는지라 그런 작품을 꾸준히 발표하는 국내 작가들을 유심히 살펴본다. 김영민 작가도 그중의 한 명이다. 작가의 장, 단편들 - <40피트 건물 괴사건>, <초정밀 금고>, <수상탑의 살인>등에서의 메인 트릭을 보면 작가의 전공을 십분 살린 물리 트릭을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리고 그 트릭의 완성도가 작품 전체의 재미를 좌우한다. <해신당의 살인>에는 대학원생 탐정 한규현이 활약하는 본격 추리 중단편 세 편이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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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제작 <해신당의 살인>은 외딴섬 옆의 조그마한 바위섬 위에 용왕신을 모시는 해신당이라는 당집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을 다룬다. 통화권을 벗어난 핸드폰, 목조 어선을 집어삼키는 거친 파도 등 전형적인 클로즈드 서클 배경에 섬 특유의 폐쇄성과 음습한 분위기...해신당을 둘러싼 마을 토착민들과 관리 주체인 진해사와의 갈등 속에 의문사가 이어지고...섬에서 만난 여교수를 파트너로 사건의 진상을 밝히는 주인공 규현의 논리적인 추리가 빛을 발한다. 섬이라는 특수한 공간에 해신당을 둘러싼 이권 다툼 거기에 오컬트적인 요소인 용왕님의 노여움까지 어우러져 재밌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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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 장막 속의 용의> 화학공장단지 연쇄 폭발로 인해 유독성 미세먼지가 퍼지는 위급 상황에서 천식 환자들이 산속 별장에서 카페 모임을 가진다. 그 와중에 별장 옆 숙소에서 발생한 밀실 살인사건. 기관지에 치명적인 유독성 미세먼지로 인해 회원들은 별장 밖으로 나갈 수도 없다. 뿌연 유독성 스모그와 현관문, 창문이 모두 안으로 잠긴 이중 밀실이라는 난제를 풀어내고 범인을 지목하는 주인공 규현의 추리가 정교하고 논리적이다. 오랜만에 만난 깔끔한 밀실 미스터리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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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온한 손> 사회적 참사라는 민감한 소재로 파격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유명세를 얻은 설치 미술 작가가 개인전 준비 과정에서 자신의 잘린 손목과 암호 같은 유서만 남기고 갤러리에서 홀연히 사라지는데... 4년 전 화재 참사와 작가 실종의 미스터리...주인공 규현은 그 연결 고리를 찾아내어 사건을 말끔히 해결한다. 타인의 악의와 모종의 음모에 그로테스크한 분위기가 덧씌워진 단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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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록된 세 편 모두 재밌게 읽었다. 섬이라는 폐쇄된 공간에서, 이중 밀실이라는 난제 앞에서, 잘린 손목을 전시하는 기괴한 분위기 속에서 논리적인 추리로 무장한 명탐정 규현의 활약상을 제대로 즐겼다. 이런 단편들이 모여 한국추리문학상 대상작 <수상탑의 살인>이 나왔으리라. 작가의 다음 작품을 기대해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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