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스가와 아리스에게 바치는 일곱 가지 수수께끼
아오사키 유고 외 지음, 김선영 옮김 / 리드비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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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스가와 아리스 작가의 데뷔 35주년을 기념해서 후배 작가들이 앤솔로지 형태로 참여한 헌정 단편집이다. 앤솔로지에 참여한 일곱 명의 작가는 <지뢰 글리코>의 아오사키 유고, <창궐>의 이치호 미치, <꽃다발은 독>의 오리가미 교야, <엘리펀트 헤드>의 시라이 도모유키, <방주>의 유키 하루오, <투명 인간은 밀실에 숨는다>의 아쓰카와 다쓰미, <시인장의 살인>의 이마무라 마사히로.

그동안 아리스가와 아리스 작가의 작품을 대부분 읽어본 바로는 작가의 추리소설은 착하고 선하다. 논리적으로 충실하되 강렬하거나 자극적이지 않다. 작가가 창조한 캐릭터, 설정, 세계관을 사용하다는 제약 내에서 일곱 명의 후배 작가는 어떠한 헌정 단편을 썼을까.

<끈, 밧줄, 로프>는 범행에 사용된 도구만으로 작가 특유의 논리적인 소거법 추리로 살인사건의 진상을 밝힌다. 작가의 전작 <체육관의 살인>에서 화장실에 놓인 비에 젖은 장우산 하나로 신들린 추리를 선보였던 장면과 유사한 전개이다. 교복 도난 사건을 다루는 <클로즈드 클로즈>는 여고생들의 우정을 통해 잔잔한 감동과 여운을 주는 휴먼 코지 청춘 미스터리이다.

<히무라 히데오에게 바치는 괴담>에서는 괴담 마니아가 들려주는 기이하고 오싹한 체험에 히무라가 논리적으로 현실적인 해결책을 제시한다. 밝혀지는 진상이 조금 싱거운 면은 있지만 몰입감이 좋다. 아마도 이 단편집의 BEST는 시라이 도모유키의 <블랙 미러>가 아닐까. 쌍둥이가 등장하는 알리바이 트릭을 소재로 정교하고도 흥미진진한 추리 단편을 선보인다.

<아리스가와 아리스 안티의 수수께끼>를 보면 작가의 작품을 대부분 읽은 독자가 혹평으로 일관한다. 왜 그럴까? 그 이면에 그런 말 못 할 사정이 숨겨있다니... 한 편의 블랙 코미디를 본 듯 싶다. 나비에 얽힌 살인사건을 다루는 <행각승 지장 스님의 낭패>는 조금 복잡하고 특이하다. 사건의 발단과 해결을 떠나서 추리소설 작법에 필요한 다양한 기법(테크닉)이 등장해서 읽는 내내 다채로운 재미를 선사한다. <시체의 실루엣은 말한다>에서는 다잉 메시지를 포함한 모의 살인 사건의 진상을 두고 에가미 선배 포함 EMC 멤버들이 열띤 추리 토론을 벌인다.

일곱 편의 추리 단편 모두 참여한 작가 개개인의 개성과 스타일이 녹아있어 재밌게 읽었다. 본격 추리물 몇 편은 기본이고 코지물에 괴담도 나오고 블랙 코미디도 있고...개인적인 BEST로는 시라이 도모유키의 <블랙 미러>와 아쓰카와 다쓰미의 <행각승 지장 스님의 낭패>를 꼽고 싶다. 이유는 무척 공을 들인 느낌 때문...

아리스가와 아리스 작가는 후배 작가들의 헌정 단편집을 받아들고 얼마나 행복할까...책장을 보니 <쌍두의 악마>, <여왕국의 성>, <46번째 밀실>, <외딴섬 퍼즐>, <행각승 지장 스님의 방랑>, <작가 소설>, <이리하여 아무도 없었다> 등 나 역시 작가의 작품을 여러 권 소장중이다. 왠지 뿌듯한 느낌이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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