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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의 피
나연만 지음 / 북다 / 2024년 10월
평점 :
엄마를 살해한 살인죄로 12년형을 살고 만기 출소한 안치호를 복수심에 죽이려다 오히려 반격당해 정신을 잃고 위기에 처한 사준우. 그런 사준우를 구해주고, 대신 안치호를 죽이고는 시체 처리를 지시한 자는 누구인가? 이부(아빠가 다른) 누나인 경찰 사준서일까? 아니면 강력팀장 박한서일까? 그도 아니면 또 다른 누구일까?
제13회 교보문고 스토리대상 최우수상 수상작인 나연만의 <돼지의 피>는 사준우를 중심으로 시종일관 쫓고 쫓기며 흑막의 정체를 파헤쳐 가는 서스펜스 스릴러물이다. 함정에 빠진 사준우, 아라뱃길 시신 유기 사건을 추적하는 사준서와 박한서 형사, 여기에 연쇄 사이코 살인마 백상이 등장하면서 이야기가 더욱 복잡하게 흘러간다.
안치호를 죽이고 사준우를 뒤에서 조정하는 인물은 누구인가?라는 미스터리적 호기심과 경찰과 사이코 살인마와의 대결, 사준우의 회심의 반격 등 팽팽한 스릴러적 긴장감이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작가는 마지막 페이지까지 살인자의 정체를 꽁꽁 숨긴다.
작가의 문장에는 기교가 많다. 문장과 대사에 함축과 비유가 많아 진의 파악이 쉽지 않다. 텔레그램과 문자로 대화하는 자가 누구인지 곱씹으며 생각해야 한다. 이중 트릭, 뒤틀린 진상이라고 출판사 서평에도 있듯이 책을 다 읽은 지금도 사건의 완벽한 진상이 명료하게 머릿속에 정리되지 않는다. 살인자의 정체는 물론 동기, 배경 등이 몇 줄의 암시 등으로 모호하게 마무리되는 점이 불만이다.
영상으로 제작하면 제법 반전과 스릴감이 공존하는 괜찮은 스릴러 영화가 탄생되지 않을까 싶다. 아~ 글코 강렬하고 자극적인 묘사, 폭발적인 전개에 남성 작가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여성 작가다. 심히 놀랐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