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것이 오지 않기를
아시자와 요 지음, 김은모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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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의 여백>, <용서는 바라지 않습니다> 등으로 국내 독자에게 친숙한 아시자와 요의 두 번째 장편 마스터리. 여성 작가가 여성 주인공을 내세워 여성의 삶과 행복을 철저하게 여성의 시각과 관점으로 써 내려간 심리 서스펜스물이다. 자칫 뻔한 전개가 될 수 있는 내용을 놀라운 반전으로 커버하는 것이 이 책의 매력이다.

두 여성 주인공이 있다. 사에와 나쓰코. 공의존 관계(특정 대상과 과잉된 의존 관계에 빠져 서로 얽매이는 관계 중독 상태, 236p.)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누구보다도 서로를 믿고 의지하는 사이... 하지만 사에의 남편이 실종, 살해된 채 발견되면서 둘 사이의 관계는 걷잡을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닫는다.

사실 이 책을 스포 없이 리뷰하기가 힘들다. 그런 면에서 책 뒤표지에 스포일러를 최대한 배제하고 독자의 흥미를 유발하는 출판사의 간략 줄거리 소개 문구가 참으로 애쓴 흔적이 보인다. 이 책에는 놀라운 반전이 숨어 있다. 작가는 유려한 필력으로 그런 반전을 이끌어 낸다. 그래서 독자는 놀라움과 동시에 책 앞으로 돌아와 다시 한번 재독하게 된다. 그러면 주인공들의 상황 전개에 따른 대사와 행동, 심리 등이 완전히 다르게 읽힌다.

좋게 표현하면 작가의 고도의 서술 테크닉이요, 나쁘게 말하면 얄팍한 속임수랄까... 물론 나는 전자이지만... 이 테크닉은 작가의 단편집 <용서는 바라지 않습니다>에 수록된 <언니처럼>이라는 단편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띠지에 보면 '속아넘어가는 쾌감'이라고 했는데 나 역시 어리둥절한 상태로 속아넘어간 것 같다. 두 여성의 끈끈한 삶의 관계를 독자를 현혹시키는 대담한 테크닉으로 서술해가는 작가의 노련한 필력이 빛을 발한 작품이 아닌가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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