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사건의 진상을 추리할 수 없다 !

절벽의 밤 ㅣ 안 된다
미치오 슈스케 지음, 김은모 옮김 / 청미래 / 2022년 4월

보통 출판사의 책 소개를 보면 과장 광고가 있기 마련인데 이 책을 보면 정말 한 치의 거짓말이 없다. 띠지에 쓰여있는 "절정의 트릭과 전율의 대반전!", 책 뒤표지의 "마지막 쪽까지 계속되는 추리, 당신이 알고 있던 모든 진상이 뒤집힌다!" 정말 맞는 말이다. 절대 과장 광고나 허언이 아니다. 정말로 사건의 진상의 알고서는 머릿속이 하얘지는 느낌이다.

그리고 이 책에는 명탐정이 등장한다. 바로 역자인 김은모 번역가님. 역자 후기가 없었더라면 누구도 사건의 진상에 제대로 도달하지 못했으리라...그나저나 역자님은 어떻게 이런 기가 막힌 추리로 사건의 진상을 꿰뚫어 보았는지...마치 작가의 머릿속에 들어갔다 나온 듯... 그 탁월한 추리에 감탄을 보낸다. 각 단편의 마지막에 들어있는 각각의 그림에 그런 심오한 뜻과 트릭이 숨어있다니...(개인적으로, 세 번째 그림 트릭이 가장 마음에 든다.)

<절벽의 밤>은 <랫맨> 이후로 오랜만에 접하는 미치오 슈스케 작가의 작품이다. 자살 명소로 유명한 유미나게 절벽을 중심으로 그 주변에서 일어나는 살인사건을 다룬 세 편의 단편이 들어있다. 뺑소니 사망 사고와 연쇄살인을 그린 <유미나게 절벽을 보아서는 안 된다>, 중국인 초등학생이 우연히 살인사건을 목격하는 <그 이야기를 해서는 안 된다>, 십왕환명회 간부 살인 사건을 다룬 <그림의 수수께끼를 풀어서는 안 된다>.

세 편의 단편은 각각 독립된 완결성을 가지면서도 전체적으로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독특한 구조이다. 하지만 작가는 아주 중요한 사실을 몰래 감추고 상황적 암시를 통해 마치 기정사실인 양 착각을 일으키는 교묘한 수법으로 독자를 미스디렉팅 한다. 그러고는 마지막에 밝혀지는 - 그것도 역자에 의해 - 충격적인 사건의 진실들...책을 읽은 일본 독자들이 설명을 요구했다는 말이 결코 과장이 아니다. 만일 이럴 경우, 김은모 역자님의 추리 말고도 다른 추리와 해석이 존재할 수도 있지 않을까? 상상력이 풍부하고 추리에 자신 있는 자는 이 책에 도전해 보시길 권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