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즈믹 - 세기말 탐정신화 JDC 월드
세이료인 류스이 지음, 이미나 옮김 / 비고(vigo) / 2021년 12월
평점 :
절판


"올해, 1200개의 밀실에서 1200명이 살해당한다."라는 밀실경의 전대미문의 살인 예고장. "누구도 막을 수 없다."라는 밀실경의 호언장담대로 매일 서너 명씩 목이 잘려 살해당하고... 현장에는 피해자와 목격자만 있을 뿐 흉기나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 350명으로 구성된 일본 최고의 추리 집단 JDC 소속 탐정들은 밀실경의 정체를 파악하기 위해 온갖 추리를 동원하는데.... 과연 전 일본 열도를 공포에 떨게 하는 밀실 연쇄살인범인 밀실경은 누구인가.

1996년에 출간된 『코즈믹』은 1000쪽이 넘는 압도적인 분량을 자랑한다. 작가 나이 22세의 젊은 혈기와 패기로 기존의 본격 미스터리의 틀을 과감히 깨부수는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스타일... 과거 헤이안 시대와 에도 시대 그리고 현세를 오가는 시공간을 넘나드는 시대 배경... 그 시대의 흐름을 타고 비밀리에 전해오는 연쇄살인의 기록...찰나에 목이 잘려 살해당하는 불가능한 연쇄살인과 그 수수께끼에 도전하는 JDC 탐정들의 치열한 두뇌 싸움...

밝혀지는 범인의 정체와 사건의 진상은 일반 독자가 예측 가능한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그야말로 기상천외하다. 이러한 결말을 예측한 독자가 과연 있을까... 물론 아쉬운 점은 존재한다. 추리 과정에서 애너그램같은 일본어를 이용한 말장난과 언어유희가 자주 등장해서 일본어를 모르는 국내 독자에게는 많은 분량을 패스해야만 한다. 그것이 명성에 비해 국내 출간이 늦어진 주요 이유일 것이다.

과정이 재미라면 결말은 쾌감이다. 쾌감 면에서는 그럭저럭 만족할만하나 재미 면에서는 두터운 분량에 비해 잃는 부분이 많다. 그래도 전체적으로는 나쁘지 않았다. 명탐정이 등장해서 논리적인 사고로 사건을 해결하는 기존의 본격 추리와는 확연히 차원이 다른, 작가만의 독창적인 세계관과 압도적인 스케일이 빛을 발하는, 추리소설의 새로운 지표와 영역을 경험한 책이라 평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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