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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와 나오키 : 아를르캥과 어릿광대 ㅣ 한자와 나오키
이케이도 준 지음, 이선희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2년 2월
평점 :
늘 약자의 편에 서서 강자를 무찌르는 통쾌함을 선사하는 '정의의 사도' 은행원 한자와 나오키가 돌아왔다. 이번엔 미스터리물이다. 미술품에 숨겨진 비밀과 수수께끼를 추적하는...
인터넷 쇼핑몰로 성공한 신흥 기업이 주거래은행인 도쿄중앙은행을 앞세워 자금난에 시달리는 전통의 미술 출판사 인수를 시도한다. M&A가 향후 미래 수익 창출의 주요 방침인 은행은 이 건을 성사시키느라 출판사 사장을 전방위적으로 압박하고... 마침 지점 거래처인 한자와 융자과장은 사장의 굳건한 매각 거부 의사를 확인하고 대출 품의를 올리지만 그때마다 번번이 윗선에서 제동이 걸린다. 그러면서 회사의 이념과 실적에 반하는 한자와의 비협조적인 태도가 문제가 되어 조사위원회에 회부되거나 좌천 성격의 인사이동 등 갖은 압박에 시달린다.
그렇다고 쉽사리 물러설 한자와가 아니다. 전통의 출판사를 인수하려는 기업의 음모. 그 이면에는 현대미술의 대가라 불리는 니시나 조의 대표작 아를르캥이 있다. 미국명 '할리퀸'이라 불리는 아를르캥은 16~18세기에 유행한 이탈리아 가면 희극에 등장하는 광대로서, 순박하고 친근한 이미지의 피에로와 대비되는 교활한 캐릭터이다. 한자와는 아를르캥 그림으로부터 신흥 기업이 미술 출판사를 인수하려는 궁극의 목적을 파헤치고, 결국 은행장과 각 지점장이 모인 전체회의에서 자신의 정적이자 앙숙인 업무총괄부장 포함 그 일당에게 통렬한 반격을 시도한다.
출판사를 인수하려는 신흥기업의 검은 음모, 출세를 위해서 부하를 내팽개치는 비열한 상사, 25년간 잠들어있던 보물의 정체, 아를르캥이 되려고 했지만 어릿광대로 끝난 한 미술가의 기구한 인생사와 고백. 그 비밀과 수수께끼를 날카롭게 풀어내는 융자과장 한자와 '탐정'의 활약상. "당한 만큼 배로 갚아준다."라는 짜릿한 통렬함이 미스터리를 푸는 재미와 함께 들어있는 한자와 시리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