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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호손 박사의 두 번째 불가능 사건집 ㅣ 샘 호손 박사의 불가능 사건집
에드워드 D. 호크 지음, 김예진 옮김 / GCBooks(GC북스) / 2021년 7월
평점 :
등 뒤에서 몇 초 만에 사라진 범인, 원인 모를 화염에 휩싸여 불탄 시체, 배 위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진 두 부부, 팔각형 밀실에서 홀연히 나타난 시체, 하늘과 조종실이라는 이중 밀실에서 발생한 살인, 아무도 없는 등대에서 칼에 찔려 추락사한 산타...
밀실 및 불가능 범죄에 도전하는 샘 호손 박사의 활약은 계속된다. 이번 두 번째 사건집에는 총 열다섯 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시기적으로 1978년 11월부터 1983년 12월 사이에 <EQMM>에 발표한 단편들로, 어느덧 샘 호손 박사가 뉴잉글랜드의 소도시 노스몬트에서 개업의 5년 차에 접어드는 1927년대가 작품의 시대적 배경이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매 단편마다 불가능(해 보이는) 범죄가 발생하고 샘 호손 박사가 뛰어난 추리로 사건을 명쾌히 해결한다. 짧은 단편에 인물 배치도 적절하고 이야기도 짜임새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수록된 모든 단편들이 뛰어나게 재밌는 건 아니다. 개중에는 흥미로운 사건에 비해 결말이 시시한 단편도 있고 반대로, 사건은 평범하나 오히려 해결이 탁월한 단편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사건의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재미있게 읽은 단편을 꼽으라면,
풍차 전시관에서 원인 모를 화염에 휩싸인 시체의 진상을 파헤치는 <청교도 풍차의 수수께끼>, 배 위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진 두 부부의 행방을 추적하는 <생강빵 하우스보트의 수수께끼>, 고전적인 밀실 트릭의 표본을 보여주는 <팔각형 방의 수수께끼>, 아무도 없는 등대에서의 교묘한 살인 트릭과 반전이 돋보이는 <산타의 등대 수수께끼> 등이 기억에 남는다.
짧은 분량의 단편들인지라 강렬한 한 방이 있는 건 아니지만, 기묘한 사건이 발생하고 명쾌한 추리로 해결되는 과정을 음미하며 클래식 퍼즐 미스터리의 묘미를 마음껏 즐겼다. 이제는 샘 호손 박사가 개업의 5년 차로 동네 주민들과도 친하고, 사건만 발생하면 렌즈 보안관이 우선 순위로 찾을 정도로 마을의 핵인싸가 된 느낌... 금주법이 시행 중이던 1920년대 미국의 시대상과 당시 소도시 주민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이다.
에드워드 D. 호크 작가가 샘 호손 박사를 내세워 밀실 및 불가능 범죄에 도전하는 단편은 총 예순여덟(68) 편이다. 두 권의 책을 통해 스물일곱(27) 편의 단편이 소개되었으니 앞으로 두세 권 정도는 더 출간되지 않을까... 힘찬 응원의 메시지를 보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