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호손 박사의 불가능 사건집 샘 호손 박사의 불가능 사건집
에드워드 D. 호크 지음, 김예진 옮김 / GCBooks(GC북스) / 2021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클래식 후더닛의 제왕'이라 불리는 에드워드 D. 호크가 주인공 샘 호손 박사를 내세워 불가능 범죄를 해결하는 추리 단편집이다. 수록된 열두 개의 단편은 1974년부터 순차적으로 모두 <EQMM>에 최초로 발표했으며, 모든 단편은 샘 호손 박사가 은퇴 후 회고하는 형식으로, 그가 처음 의사 생활을 시작했던 1920년대의 뉴잉글랜드 근처의 소도시 노스몬트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나저나 에드워드 D. 호크라는 작가의 명성은 많이 들어보았다. <세 개의 관>이나 <모자에서 튀어나온 죽음>같은 유명한 밀실 미스터리 관련 책들의 해설을 보면 예외 없이 그가 선정한 '역대 밀실 미스터리 베스트' 목록이 등장한다. 그만큼 밀실과 불가능 범죄를 다룬 분야에서는 독보적으로 권위 있는 작가이리라.

수록된 열두 개의 단편을 읽어보면 그야말로 불가능해 보이는 기묘한 사건들이 줄을 잇는다. 다리 중간에서 사라진 마차, 밀폐된 오두막에서 살해된 마술사, 공개된 야외음악당에서 벌어진 살인사건, 밀실 금고에서 사라진 보석, 허공에서 목이 졸린 스턴트맨, 잠긴 문으로 빠져 나간 강도, 기표소에서 흉기에 찔린 후보자, 타임캡슐에 들어있는 시체 등등... 작가는 과연 이러한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어디서 얻을까.

짧은 단편 속에 탄탄한 스토리와 적절한 인물 배치, 불가능해 보이는 사건과 명쾌한 해결이 있다. 불가사의한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과연 해답이 무얼까?라는 호기심과 기대감을 안고 단편 하나하나를 음미한다. 우와! 기막힌데~ 하고 찬탄을 부를만한 단편은 없지만 그렇다고 이게 뭐야 시시한데~ 그럴만한 단편도 없다. 수록된 모든 단편들이 모두 일정 수준 이상의 고른 재미와 완성도를 자랑한다. 거기에 금주법이 시행 중이었던 당시 1920년대의 미국의 시대상과 소도시 주민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이다.

수록된 열두 편의 단편 중에 특히 마음에 드는 단편을 꼽으라면, 다리 중간에서 사라진 마차의 행방을 추적하는 <지붕 다리의 수수께끼>, 밀폐된 오두막에서 살해된 마술사의 진상을 추적하는 <바닷가재 오두막의 수수께끼>, 교회 첨탑이라는 밀실에서 살해된 목사 사건을 파헤치는 <크리스마스의 교회 첨탑 수수께끼>, 의문의 사체가 방금 묻은 타임캡슐에서 발견되는 <지역 축제의 수수께끼>가 기억에 남는다. 물론 이외에도 기묘한 사건과 명쾌한 해결이 돋보이는 재미난 단편들이 많다.

진상을 알고 보면 별거 아닌 사건도 그것을 뛰어나게 연출하고 흥미롭게 포장해서 독자에게 제공하는 것이 작가의 역량이다. 그런 의미에서 불가능 범죄라는 추리소설의 하위 장르를 재미난 단편 형식으로 전문적, 특정적으로 다룬 에드워드 D. 호크 작가는 뛰어난 추리소설 장인이자 연출가이다. 불가능 범죄에 도전하는 샘 호손 박사의 활약을 그린 2편 <샘 호손 박사의 두 번째 불가능 사건집>도 곧 출시 예정이라니 기대해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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