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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귀도
조동신 지음 / 아프로스미디어 / 2020년 7월
평점 :
실종된 아버지의 흔적을 찾아 아들 문승진은 제주도 서귀포항을 찾는다. 그곳에서 낚시 카페 정모 멤버들과 합류해 낚싯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지만 배는 이내 원인 모를 화염에 휩싸이고 다급한 일행은 급히 인근 아귀도로 피신한다. 하지만 아귀도에서 기다리는 건 정체불명의 연쇄살인마와 변종 물고기 형태의 거대한 식인 괴수이다.
섬에서는 한 사람씩 죽어나가고, 바다에는 거대한 괴생명체가 아가리를 벌린다. 섬에 머물자니 연쇄살인마에게 희생되고, 바다로 탈출하자니 거대 물고기의 먹이가 되는, 진퇴양난, 절체절명의 위기. 그들이 아귀도에 오른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누군가의 치밀한 계획에 의한 것이다. 과연 이 모든 것을 설계한 지휘자와 연쇄살인마는 누구인가. 그리고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자는 누구인가.
조동신 작가의 <아귀도>는 아가사 크리스티 여사 등단 100주년을 기념으로 그녀의 대표작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를 오마주한 작품이다. 하지만 단순 오마주가 아니다. 괴수라는 크리처를 집어넣어 본격 추리와 크리처 호러라는 새로운 조합을 탄생시켰다. 범인을 추적하며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본격 추리와 심장이 쫄깃할 정도로 긴장감 넘치는 호러 스릴러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작품이다.
섬에 위치한 비밀스러운 연구소, 그곳에서 탄생한 괴생명체, 연구 결과를 놓고 이권 다툼을 벌이는 사람들, 그들의 추악한 음모와 배신 그리고 피의 복수. 한 명씩 죽어 나갈 때마다 진범을 추리해 가는 본격 추리의 재미도 쏠쏠하고 인간과 괴수가 사투를 벌이는 장면도 손에 땀을 쥘 정도로 스릴감이 넘친다.
동굴에서 수많은 치어들이 온 사방으로 날뛰며 알을 씹어먹는 장면이나, 괴수가 거대한 아가리를 벌리며 인간에게 달려드는 모습은 공포 그 자체이다. 계속해서 바뀌는 진범의 정체나 마지막에 드러나는 설계자 역시 꽤나 인상적이다. 변종 물고기의 탄생 과정을 고생물학과 유전학으로 설명하는 탄탄한 배경지식도 작품의 퀄리티를 높여준다. 시종일관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딱 내 스타일이다. 요즘 CG 기술의 발달로 크리처 호러 무비의 완성도도 높으니만큼 영화로 제작하면 재미난 오락 영화가 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