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칼로는 죽일 수 없어
모리카와 토모키 지음, 최재호 옮김 / 북플라자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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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책을 펼치자마자 단숨에 다 읽었다. 문장도 쉽고 분량도 300쪽이 채 안 돼 한두 시간이면 금세 읽는다. 가독성과 흡인력도 좋다. 만화스러운 설정과 전개가 좀 유치하긴 하지만...ㅎㅎ

아마추어 영화감독인 대학생 사치사와는 이탈리아 배낭여행에서 기념으로 단검을 사온다. 근데 이게 평범한 단검이 아니다. 이 칼에 죽임을 당한 생명체는 이 칼의 원래 주인이 죽은 시각, 즉, 정확히 4시 32분 6초에 아무런 흔적없이 멀쩡하게 되살아난다.

이 신비한 단검의 효능을 알게 된 주인공은 자신의 영화 작품에 적극 반영해서 동물이나 사람을 실제 죽이고는 바로 되살리는, 리얼리티가 100% 살아있는 영화를 찍어서 (물론 주변에는 살해 장면이 고도의 CG 처리라고 둘러대지만...) 커다란 호응을 이끌어 낸다.

하지만 이를 수상히 여긴 여형사 코소네는 집요하게 주인공의 주변과 배경을 추적하다가 마침내 단검의 비밀을 알게 되고... 이때부터 주인공과 여형사 간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시작된다. 사실 엄밀히 말하면 주인공의 법적인 죄는 별로 없다. 죽인 사람이 되살아나니...즉, 시체가 없으니 살인범도, 살인미수범도 아니다. 기껏해야 사기죄 또는 공무집행 방해죄 정도? 그래도 정의감에 불타는 여형사는 자신의 아들에게까지 해를 끼친 주인공을 결코 용서할 수 없어 기필코 법의 심판대에 세우려고 한다.

사실, 죽은 사람이 멀쩡히 되살아나는 이 단검의 효능으로 수많은 일들을 벌일 수 있다. 100층 고층 빌딩에서 추락해도 추락사하기 전에 자신의 목을 찔러 먼저 그 단검에 의해 죽으면 다시 살아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하지만 불순한 행동을 반복해서 벌이면 언젠가는 벌을 받는 법. 마지막 장에 주인공에게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한 인과응보의 결말이 기다린다.

판타지 스릴러물이라고 해야 할까. 작가의 문장력이나 스토리텔링 방식 그리고 전체적인 분위기가 기노시타 한타의 <악몽의 엘리베이터>와 흡사하다. 전개와 내용면에서 조금은 유치한 면도 있지만 가볍게 즐기기엔 안성맞춤 작품이다. 그나저나 나에게 이 칼이 있었으면...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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