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쿠바산장 살인사건 히가시노 게이고 산장 3부작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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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오빠의 엽서가 도착했다. 의미를 알 수 없는 문구와 함께...여동생 나오코는 1년 전 하쿠바의 산장에서 '자살로 처리된' 오빠의 죽음에 의문을 품고 대학 친구인 마코토와 함께 하쿠바의 '머더 구스' 산장으로 향한다. 눈 내린 겨울의 산장에는 매년 같은 사람들이 동시에 모인다. 만약 오빠의 죽음이 자살이 아니라면 오빠는 살해당했으며 범인은 이들 중에 있다.

<하쿠바산장 살인사건>은 예전에 출간한 <백마산장 살인사건>의 개정판이다. 이 책은 1985년에 데뷔한 작가가 이듬해에 내놓은 두 번째 장편소설이자 성인이 등장하는 최초의 정통 추리소설이다. 정체불명인 한 남자의 눈속에서의 비밀스러운 작업으로 시작되는 이야기는 주인공 일행이 산장에 도착하면서 본격 추리의 막이 오른다. 두 여성은 조심스럽게 오빠의 1년 전 행적을 조사하고 그 와중에 오빠의 죽음 외에도 재작년에 의문의 실족사고가 있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재작년의 실족사와 작년 오빠의 음독사에 이어 올해 역시 또 하나의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여덟 개의 객실에 있는 머더 구스 동요를 통한 암호 풀이, 오빠의 죽음에 결정적 열쇠가 되는 밀실 트릭, 3년에 걸쳐 해마다 발생하는 연속 살인, 궁극의 보물 찾기 등 정통 추리소설의 다양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거기에 다양한 인물들의 이해 득실과 복잡한 인간 관계가 얽혀 있어서 사건의 진상이 매순간 요동치는 거듭되는 반전 역시 이 책의 묘미이다. 누구도 범인을 쉽사리 예측할 수 없다. 십여 년 전, 일본 미스터리 입문 초기에 <백마산장 살인사건>을 읽었을 때는 별 감흥이 없었는데 이렇게 산뜻한 개정판으로 읽으니 예상외로(?) 매우 재밌다. 일본 본격 추리물의 출간이 뜸한 요즘, 히가시노 게이고의 초기작을 통해 정통 추리물의 재미를 만끽할 수 있어서 더없이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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