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의 눈
딘 쿤츠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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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가 코로나19로 인해 거대한 몸살을 앓고 있는 이때, 이 공포의 바이러스의 출현을, 그것도 우한 바이러스라고 콕 집어 40년 전에 예견한 소설이 있다니...바로 미국 '서스펜스의 제왕' 딘 쿤츠가 1981년에 발표한 초기작 『어둠의 눈』이다. 정말 책 속에서 우한-400이라는 바이러스 명칭을 발견했을 때 작가의 놀라운 예지력과 통찰력에 전율이 일었다.

『어둠의 눈』은 의문의 사고로 아들을 잃은 엄마가 그 원인을 추적해가는 스펙터클한 4일간의 여정을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물이다. 처음에 책 소개를 보고서는 엄마가 아이의 죽음의 원인인 우한 바이러스와 맞닥뜨리고 그래서 그 바이러스와 목숨 건 사투를 벌이는 내용이라 생각했는데, 그건 아니고...ㅎ

1년 전 사고로 아들 대니를 잃은 티나는 슬픔을 뒤로하고 라스베가스 쇼걸을 시작으로 안무가를 거쳐 공연 제작자의 커리어를 쌓아나간다. 그러던 어느날, 집에서 물건이 저절로 움직이고 "죽지 않았어."라고 쓰인 메시지를 발견하는 등 기묘한 체험을 한다. 누군가의 악의에 찬 장난으로 치부했지만 동일한 메시지를 동반한 불가사의한 상황이 반복되면서 차츰 아들이 살아있으며 메시지는 아들이 보내오는 구원의 신호라는 믿음을 가지게 된다.

여기에 엘리엇이라는 육군 정보부 출신 변호사가 티나의 새로운 사랑이자 조력자로 등장하고...아군이 있으면 적군이 있는 법. 정부의 비밀 조직 네트워크는 판도라 프로젝트의 보안과 아들 사건의 은폐를 위해 두 남녀를 추적한다. 각종 살해 위협과 시도를 천신만고 끝에 따돌린 티나와 엘리엇은 마침내 산속 깊숙이 감춰진 비밀 연구소에서 아들 대니와 조우한다.

엄마와 아들이 재회하는 순간 가슴이 울컥했다. 모성의 위대함을 보여주는 뭉클한 장면이자 이 책의 하이라이트이다. 아들이 보내오는 구원의 메시지, 그런 아들을 찾아 나서는 모성애, 그 속에서 피어나는 로맨스, 비밀 조직의 끝없는 추격, 그리고  밝혀지는 가공할 배후와 음모. 서스펜스, 스릴러, 미스터리, 로맨스, 호러 등 다양한 장르가 초자연적인 현상과 유기적으로 맞물려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40년 전 작품이지만 낡거나 지루한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 이유는 진실을 추적해가는 흥미로운 플롯과 그것을 풀어내는 작가의 화려한 문장 테크닉에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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