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 후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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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이름 자체가 일본 미스터리의 대표적 브랜드가 되었다. 작가의 작품은 꾸준히 팔리고 지금도 신간들이 속속 쏟아져 나온다. 나 역시 작가의 주옥같은 작품들을 수십 권은 접했지만, 과연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의 장점은 무엇일까? 그동안 많은 독자들의 공통된 평과 내 경험을 살리자면 바로 '술술 읽힌다'는 것이다. 이 말을 풀어쓰면, 어렵거나 복잡하지 않고, 그렇다고 지루하거나 재미없지 않고, 한마디로 쉽고 흥미진진하게 잘 읽힌다는 뜻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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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바로 그의 작품들이 남녀노소 불문하고 전 세대에서 고르게 사랑받는 최고의 덕목이 아닐까 싶다. 이 시대의 진정한 이야기꾼이요 확고부동한 페이지터너다. 그것을 받쳐주는 것은 매끄러운 문장력과 탄탄한 스토리라인이다. 물론 미스터리적 재미는 기본이고. 개인적으로는 문과 출신도 아닌 전기 공학을 전공한 공학도가 이런 유려한 필치를 발휘한다는게 놀랍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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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2007년에 출간한 <방과 후>의 개정판이다. <방과 후>는 작가의 데뷔작으로, 여고에서 벌어지는 연쇄 살인사건을 그린 학원 미스터리이자 본격추리물이다. 작가는 이 작품으로 신인에게 주어지는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교내에서 열흘 간격으로 두 건의 독살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한 건은 출입이 불가능한 밀실에서의 불가사의한 살인사건이고, 다른 한 건은 수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백주대낮에 벌어진 대범한 살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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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과 학생이라는 유기적인 역학 관계를 중심으로 2중, 3중으로 둘러싸인 트릭, 수사에 혼선을 주려는 범인의 교묘한 책략, 쉽사리 파악하기 힘든 내면적 동기 등 신인 작가의 데뷔작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트릭의 구성이라든지 범인을 숨기는 테크닉이 노련하다. 그래서인지 암만 머릿속으로 추리를 하며 따라가도 여러 용의자가 스쳐 지나갈 뿐 마지막 장을 들추기 전까지 결코 사건의 진상에 도달하긴 힘들다. 그만큼 작가는 이 한 권을 완성하는데 트릭의 완성도 포함 스토리라인에 많은 공을 들인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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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마다 저마다의 개성 있는 캐릭터가 입체적으로 살아있고, 작가가 정말 여교 교사 경험이 있는지 의구심이 들 정도로 생동감, 현장감이 넘친다. 밝혀지는 결말을 보니 어른들의 욕심과 아이들의 순수한 세계가 부딪치는 지점에서 발생한 사건이라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그만큼 <방과 후>의 활동 역시 교육 현장의 연장선상이란 인식으로 사제지간의 역할 분담이나 행동 방식이 중요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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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출간되는 작가의 신간들을 보면 오히려 작가의 초기작들이 그리울 때가 있다. 그리고 실제로 여러 출판사에서 작가의 초기작들에 대한 리커버 개정판을 속속들이 선보이고 있다. 그런 추세로 작가의 데뷔작이자 에도가와 란포상 수상작인 <방과 후>의 재출간은 시의적절한 선택이라고 본다. '학원 미스터리의 걸작'이라 불리는 이 작품을 통해 작가의 본격추리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뛰어난 스토리텔링 능력을 다시 한번 확인한 즐거운 독서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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