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죽음과 모래시계 - Novel Engine POP
도리카이 히우 지음, 정대식 옮김 / 데이즈엔터(주) / 2018년 7월
평점 :
품절
세계 각국에서 온 사형수가 수감된 제리미스탄 종말 감옥. 이곳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사건들이 발생하고 두뇌가 총명한 죄수 슐츠 노인이 젊은 청년 앨런을 조수 삼아 사건 해결에 도전한다. 제시되는 여섯 개의 수수께끼가 그야말로 흥미진진하다.
1. 밀실 상태인 독방에서 살해된 죄수의 진상은?
2. 몸에 전자 감시 장치인 마이크로칩이 이식된 죄수가 탈출이 불가능한 감옥에서 탈출한 경로는?
3. 퇴임 사흘을 남기고 죽은 감사관의 진상은?
4. 묘지기가 죽어서 묻힌 죄수를 다시 파내어 시신을 훼손한 이유는?
5. 남녀 접촉이 불가능한 감옥에서 여죄수가 아기를 잉태한 사연은?
6. 사형이 확정된 청년 앨런의 운명과 놀라운 가족사는?
무척 독특한 배경과 독창적인 스토리의 본격 미스터리이다. 각 단편마다 이해불가한, 또는 수수께끼 같은 사건과 사고가 등장하고, 죄수인 슐츠 노인과 청년 앨런이 홈즈 - 왓슨 콤비가 되어 사건을 풀어나간다.
일단 첫 번째와 두 번째 단편은 무척 재밌다. 죄수의 배경도 흥미롭고 작가가 구사하는 트릭이나 사건의 진상이 본격 추리물로서 완성도가 높다. 역시 "제16회 본격 미스터리 대상 수상작"다운데...하고 기대감이 상승하는데...그 이후부터가 문제다. 트릭의 개발이 여의치 않아서일까. 세 번째 단편부터는 트릭이 약해지며 동기와 스토리텔링 쪽으로 무게추가 쏠린다. 그러면서 본격 추리물로서의 재미가 빛을 잃는다.
단편이 이어질수록 이야기의 깊이가 더욱 심도 있게 전문적으로 흐를 뿐, 트릭은 허술하고 반전은 작위적이다. <죽음과 모래시계> 같은 고차원적인 제목 말고 그냥 "종말 감옥의 미스터리 (또는 수수께끼)"라고 대중적으로 표현하면 너무 단순한 걸까. 초반부가 너무 재밌어서 기대가 컸는데 아쉽다. 비록 용두사미 격의 절반의 재미에 만족했지만 작가의 필력이나 식견만큼은 우수하다.
이 작품을 쓴 도리카이 히우라는 작가는 생소한데 작가의 작품이 좀 더 소개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