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탐정에게 장미를
시로다이라 교 지음, 김은모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6월
평점 :
절판


2012년 <허구 추리>로 "제12회 본격 미스터리 대상"을 수상한 작가 시로다이라 교가 스물네 살에 출간한 데뷔작이다. 1,2부로 중편 두 편이 들어있는데, 1부 <메르헨 난쟁이 지옥><명탐정에게 장미를>이라는 감미로운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로 엽기적이다.


갓난 아기의 뇌를 추출해 "난쟁이 지옥"이라는 극악무도한 전설의 독약을 만드는 잔혹 동화를 바탕으로, 그 동화를 흉내 낸 연쇄 살인의 범인을 잡는 내용인데, 독자의 시선을 사로잡는 강렬한 초반부에 비해 사건의 해결 부분은 평이하다. 인간미 제로인 여탐정이 중간쯤 등장해서 관계자의 설명만 듣고 단 이틀 만에 사건을 냉큼 해결하는 것도 조금 불만족스럽다.

오히려 본격 미스터리로서의 추리적 재미는 2부 <독배 퍼즐>이 낫다. 1부에서 이어지는 얘기로, 몇 안 되는 후지타가 사람들을 배경으로 티타임에서의 "난쟁이 지옥"을 이용한 독살 사건의 범인을 찾는 내용인데 추리와 반전이 제법 짜임새가 있다. 


하지만 이야기가 과하면 오히려 역효과를 내는 법. 반전의 롤러코스터를 타면 독자야 좋지만 탐정의 번민과 고뇌에 대해 논하려는 마지막 최후의 반전은 오버다. 그전에 멈추는 게 좋았을 듯. 그나저나 "탐정은 인간미가 있어서는 안된다."라는 탐정의 숙명에 대해 말하는 여주인공에게 장미를~이라는 제목은 잘 붙인 것 같다. 수작이라고는 말 못 하고 가볍게 읽기 좋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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