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영 - 고급 양장본
지영 지음 / 주로출판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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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잘" 살지 않아도 괜찮아, 살자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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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 - 고급 양장본
지영 지음 / 주로출판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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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만화책이다. 난해한 이야기도 복잡한 설정도 없다.

하지만 한 챕터를 읽으면 잠깐 덮고 시간을 가지게 된다.

숨을 고르고 생각을 한다.

판단은 유보하고 이야기를 따른다.


지영의 진짜 이름은 지영이 아니다.

지영의 일상은 나의 일상이 아니다.

진짜와 가짜, 평범한 일상과 비일상적인 평범함을 구분하고 평가할 자격은

지영에게도 나에게도, 누구에게도 없다.

고통/행복의 무게와 가치 측정 또한 마찬가지일테다.


어떻게든 살아내는 모든 사람에게 마지막 컷의 대사를 빌어 말하고 싶다.

나랑 살자고, 우리 함께 살아내자고.



참, 내용과 별도의 이야기지만 덧붙이자면

정말 오랜만에 만져본 '양장본' 다운 양장본이다.

표지를 만지고 있으면 '살자'는 마음이 조금 더 강해지는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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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수
미야모토 테루 지음, 송태욱 옮김 / 바다출판사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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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당신과 유카코 씨의 관계에 문득 애정이라는 말을 놓아 봤습니다. 어쩐 일인지 그 말이 현저하고 확실한 존재감을 갖고 제 가슴속에 자리 잡고 말았습니다. 당신과 유카코 씨 사이에는 단순히 남자와 여자라는 것만이 아닌, 저 같은 사람은 도저히 밀치고 들어갈 수 없는 강한 애정이 존재하고 있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제 안에서 그 생각은 점차 부풀어 오르고 어떤 확신 같은 것이 되어 눌러앉기 시작했습니다. 일시적인 남녀의 유희라고 생각했던 것이, 실은 그런 게 아니라 거기에 아무도 끼어들 수 없는 열렬하고 비밀스러운 애정이 있었다고 한다면....... 저는 그때서야 비로소 억누를 수 없는 질투가 솟구치는 것을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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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사생활의 천재들
정혜윤 지음 / 봄아필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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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아주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잠깐 숨을 곳, 잠깐 쉴 곳에 대해 상상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를테면 비가 오면 잠시 피해갈 처마 밑 같은 곳 말입니다. 지렁이 수준의 숨어 있을 만한 곳도 있고, 새 수준, 고양이 수준의 숨어 있을 곳도 있습니다. 인간 한 명 한 명에게도 이 도시에 잠깐 쉬어갈 곳이 필요합니다. 이것을 '마이크로 하비타트(미소 서식지)'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저는 지금 동생과 이제 막 마이크로하비타트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우연히 주남저수지 근처에 사는 어떤 분을 만났습니다. 그분은 주남저수지에서 좀 떨어진 동관저수지란 곳에 살고 있었습니다. 거기선 아침에 해 뜰 때 철새가 날아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오로지 그 지역에서만 해볼 수 있는 일, 그 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거기 가서 그것을 본 사람들이 결국은 그 지역을 좀 더 잘 사랑하게 되길 바랍니다. 모든 서식지는 오로지 거기서만 살 수 있는 것들을 품고 있습니다. 다른 어떤 곳에서도 그곳에서처럼 살 수는 없는 것들을 품고 있습니다. 모든 생명체는 서식지에 대한 사랑의 표현입니다.

그런데 장소만이 마이크로 하비타트가 아닙니다. 아예 인간 한 명 한 명이 다른 인간의 마이크로 하비타트가 될 수 있습니다. 인간이 다른 인간에게 쉴 만한 곳, 살아갈 곳이 되는 거죠. 자신의 친구나 애인에게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한 사람이 하나의 마이크로 하비타트가 될 수 있습니다. 결국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인간이 자신이 원하는 일을 밀고 나가려면, 이 세상을 살아오면서 소중한 존재로서 인정받았던 경험이 있어야 합니다. 인정과 사랑을 받아보지 못한 사람은 용기를 내기가 힘듭니다. 젊은 시절에 사랑이 어느 정도 충족되어야 합니다. 적어도 한 사람은 자신을 인정했었다는 것이 사람에게 주는 것은 자신감 그 이상입니다. 자기를 뛰어넘게 합니다. 세계가 바뀌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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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rcolepsy 2016-02-22 2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13년 6월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억관 옮김 / 민음사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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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의 통증이 다시 살아났다. 격렬한 통증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격렬한 통증의 기억이다.

어쩔 수 없지 않은가, 쓰쿠루는 자신을 향해 말했다. 애당초 텅 비었던 것이 다시 텅 빌 따름이 아닌가. 누구에게 불평할 수 있단 말인가? 사람들은 그에게 다가와 그가 얼마나 텅 빈 존재인가를 확인하고, 다 확인한 다음에는 어딘가로 가 버린다. 그다음에는 텅 빈, 또는 더욱더 텅 비어 버린 다자키 쓰쿠루가 다시금 혼자 남는다. 그뿐이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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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rcolepsy 2016-02-22 2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13년 7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