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이제는 말하기도 쪽팔리지만 새로 들어간 그 회사에서도 나는 나보다 경력도 적고 직급도 낮은 연하의 남자 하나를 사랑했다가 혼자 쓸쓸히 마음을 접은 일이 있었다. 나는 이른바 짝사랑 전문가였고 그쪽 분야에만 오래 전념해오다보니 다른 분야는 아예 자신도, 관심도 없게 되었다. 짝사랑만의 도저한 쾌감이랄까, 뭐 그런 것에 중독되다보니 아예 처음부터 끝까지 짝사랑만 가능한 대상을 물색하여 거기에 전념하게 되었다. 아이돌 댄스그룹 멤버에게 몰두하거나 내 평생 영원히 만나게 될 것 같지 않은 대만 텔레비전 드라마의 남자 배우를 남몰래 흠모했다. 그러다가 문득 달력을 보니 어느새 나는 서른이 되어 있었다. 거울 속의 저 아줌마는 과연 누굴까? 루이뷔통 스피디백을 들고 어디든지 출동할 자세가 되어 있는 머리 질끈 동여맨 전투적인 여성이 정말 나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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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rcolepsy 2016-02-19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09년 10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