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의 제왕
이장욱 지음 / 창비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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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끼와 나는 신칸센을 타고 동경으로 갔습니다. 동경의 거리는 듣던 대로 화려하더군요. 사람들은 놀랄 만큼 무관심해 보였습니다. 그것 역시 듣던 대로였어요. 지하철을 타도 모두들 서로가 서로에게 지루할 뿐이라는 표정들이었지요. 당장이라도 자리에서 일어나서, 폐만 끼치지 않는다면 네 인생 따위는 어떻게 보내도 상관없습니다, 라고 정중히 말할 듯한 표정들이었습니다. 그런 무관심이 얼마나 마음에 들던지, 나는 거의 쾌감을 느낄 지경이었습니다. 사람들이 하필이면 지하철에서 자살하는 이유가 뭔지 깨달아버렸을 정도니까요. 덜컹덜컹, 네 인생 따위는 상관없습니다. 덜컹덜컹, 네 인생 따위는 상관없습니다. 지하철은 그렇게 동경의 한복판을 달려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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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rcolepsy 2014-06-12 1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13년 1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