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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하고 식물집사 - 늘 긴가민가한 식물 생활자들을 위한 친절한 가이드
대릴 쳉 지음, 강경이 옮김 / 휴(休) / 2022년 6월
평점 :
나 어릴 적 친정엄마는 일하랴 살림하랴 바쁘신 와중에도 식물 돌보기를 게을리하지 않으셨다.
그 조그만 앞마당에 채송화며 맨드라미 등 계절별로 피는 꽃들을 나란히 심으시고 틈나는 대로 가지치기와 분갈이를 하면서 정성스레 보살폈다.
일도 힘들게 하고 와서 왜그렇게 바지런을 떨까 싶었는데 생각해보면 하루종일 지친 엄마의 마음을 식물을 돌보면서 함께 돌보았던 것 같다.
여담이지만 가까운 지인이 사춘기 두아이를 키우면서 힘들었던 마음을 식물에서 위로 받는다는 말을 들었다.
식물을 살피고 자라고 꽃 피우는 과정이 자식 키우는 것과도 비슷하니 뜻대로 되지 않는 자식은 분리 시키고 식물에 애정을 쏟아보자하는 마음이셨던 것 같다.
친정엄마가 우리 아이들을 돌봐주면서 하나씩 우리집으로 들였던 식물이 이제 숫자가 꽤 된다.
아직까지는 죽지 않고 잘 살아있는데 그건 내 덕이 아니고 엄마가 우리집에 오실 때마다 정기적으로 살펴주시기 때문ㅠ
다행히도 엄마 덕분에 바람, 해, 물 등이 식물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기본조건이라는 얄팍한 지식정도는 가지고 있지만,
그냥 엄마가 알려준대로 흙을 푹 찔러보고 말랐으면 물을 주고 정기적으로 영양제 한번씩 주고 햇볕과 바람을 신경쓰는 정도다.
더군다나 식물 이름도 잘 기억하지 못하는터라 각각의 특징까지 익히는 건 넘나 어려운 숙제같은 것.
63만 팔로워를 보유한 인스타그램 계정 하우스플랜트저널의 크리에이터이자 사진가, 반려식물의 삶을 기록하는 식물집사 '대릴 쳉'
그는 식물을 사랑하지만 돌보는 일에는 늘 긴가민가하고 어렵게 느껴지는 식물집사들에게 반려 식물을 돌보는 법을 안내한다.
식물 생활자들을 위한 가이드답게 스텝 바이 스텝으로,
part.1 식물 돌보기 에서는 식물을 돌보는 마음부터 빛, 흙, 물을 비롯한 가드닝의 기초를 알려주고,
part.2 반려 식물을 위한 일기 에서는 몬스테라, 옥살리스, 금전초 등 반려 식물들의 관찰 일기가 기록되어 있다.
드라세나, 덕구리난, 필레아 페페 등 이름이 낯설게 느껴져 처음 보는 식물인가 싶었는데 막상 한장한장 넘기며 사진을 보니 전부 눈에 익은 식물들이었고 심지어 집에서 키우고 있는 식물도 있었다.
집에 있는 스킨답서스의 잎들이 어느 순간 생기를 잃고 노랗게 변해 떨어진 적이 있다.
겨울이었고 실내에서 키우다보니 볕을 못 봐서 그런가 싶었는데 봄에 분갈이를 하다보니 덩굴의 뿌리가 썩어가고 있었다.
엄마의 도움으로 살려내 지금은 잘 자라고 있지만 이 책을 통해 토양 양분이 부족해서였다는 원인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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얕은 지식으로 식물을 키우고 있는 입장이라 반려식물이란 말이 무색하지만 그래도 아침에 일어나면 베란다에 있는 초록촉록한 식물을 꼭 살피고 하루를 시작한다. 새싹이 돋는 식물을 발견하면 그렇게 예쁠 수가 없다.🌱🍃
이런 예쁜 식물의 생명을 더이상 운에 맡길게 아니라 책을 보며 특징을 익히고 맞춤돌봄을 통해 즐거운 식물집사의 여정을 시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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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화분 밑바닥에 뿌리가 삐져나온 금전초부터 분갈이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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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도서는 한겨레출판에서 지원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