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밀 예찬 - 은둔과 거리를 사랑하는 어느 내향인의 소소한 기록
김지선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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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부터 내적 친밀감이 생겼다.
자신의 MBTI 유형을 아직 모른다는 저자는 해보지 않아도 결과를 짐작할 수 있다고😁
나도 큰딸의 성화에 뒤늦게 테스트를 해보았지만 큰 반전없이 'I' 였기에 글을 읽고 피식 웃음이 났다.
개그맨 유재석씨가 자신은 ISFP 라 약속이 취소되면 그렇게 기쁠 수가 없다고 하던데 나역시 공감이 많이 되었지만 같은 'I'라서 그런건지 누구나 그런 마음이 조금씩 있는 건지 헛갈리기도 한다.


사십춘기와 코로나라는 큰 격변을 겪으면서 형식적인 인연을 이어오던 만남은 나의 일상에서 사라졌고 겉도는 주제의 대화만 도돌이표처럼 반복되는 사람과의 약속도 미련없이 정리했다.
저자의 말처럼 내가 이 모든 것을 담을 그릇이 안 되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대신 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몇몇과 만나면 나는 금새 외향인으로 변한다.
적당히 유머스럽고 낄낄거리기도 하면서.


저자는 흔히들 내향형 인간을 소심하고 사회성이 부족한 성격으로 치부해 버리지만 그들만의 고유한 세계에서 조금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살아가고 있을 뿐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예민함 만큼이나 타인과의 거리를 존중하며 균형을 잘 유지해 나가고 있다고.
그런 은둔과 거리를 사랑하는 내향인들이 좀더 존중받기를 바란다는 저자에게서 내밀한 단단함을 느낄 수 있었다.


몰입할 수 있는 일이 있고, 나에게만 의미 있는 자잘한 성과와 실패가 있으며, 그에 따르는 만족감과 아쉬움이 있다면 매일 똑같아 보이는 하루도 스스로에게는 결코 똑같지 않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고통과 환희의 드라마에 휩쓸려 떠내려가기보다는 아주 조금씩 다르게 변주되는 일상의 결을 느끼며 살아가고 싶다. (P.176)


* 이 도서는 한겨레출판에서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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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하고 식물집사 - 늘 긴가민가한 식물 생활자들을 위한 친절한 가이드
대릴 쳉 지음, 강경이 옮김 / 휴(休)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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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어릴 적 친정엄마는 일하랴 살림하랴 바쁘신 와중에도 식물 돌보기를 게을리하지 않으셨다.
그 조그만 앞마당에 채송화며 맨드라미 등 계절별로 피는 꽃들을 나란히 심으시고 틈나는 대로 가지치기와 분갈이를 하면서 정성스레 보살폈다.
일도 힘들게 하고 와서 왜그렇게 바지런을 떨까 싶었는데 생각해보면 하루종일 지친 엄마의 마음을 식물을 돌보면서 함께 돌보았던 것 같다.
여담이지만 가까운 지인이 사춘기 두아이를 키우면서 힘들었던 마음을 식물에서 위로 받는다는 말을 들었다.
식물을 살피고 자라고 꽃 피우는 과정이 자식 키우는 것과도 비슷하니 뜻대로 되지 않는 자식은 분리 시키고 식물에 애정을 쏟아보자하는 마음이셨던 것 같다.


친정엄마가 우리 아이들을 돌봐주면서 하나씩 우리집으로 들였던 식물이 이제 숫자가 꽤 된다.
아직까지는 죽지 않고 잘 살아있는데 그건 내 덕이 아니고 엄마가 우리집에 오실 때마다 정기적으로 살펴주시기 때문ㅠ
다행히도 엄마 덕분에 바람, 해, 물 등이 식물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기본조건이라는 얄팍한 지식정도는 가지고 있지만,
그냥 엄마가 알려준대로 흙을 푹 찔러보고 말랐으면 물을 주고 정기적으로 영양제 한번씩 주고 햇볕과 바람을 신경쓰는 정도다.
더군다나 식물 이름도 잘 기억하지 못하는터라 각각의 특징까지 익히는 건 넘나 어려운 숙제같은 것.


63만 팔로워를 보유한 인스타그램 계정 하우스플랜트저널의 크리에이터이자 사진가, 반려식물의 삶을 기록하는 식물집사 '대릴 쳉'
그는 식물을 사랑하지만 돌보는 일에는 늘 긴가민가하고 어렵게 느껴지는 식물집사들에게 반려 식물을 돌보는 법을 안내한다.
식물 생활자들을 위한 가이드답게 스텝 바이 스텝으로,
part.1 식물 돌보기 에서는 식물을 돌보는 마음부터 빛, 흙, 물을 비롯한 가드닝의 기초를 알려주고,
part.2 반려 식물을 위한 일기 에서는 몬스테라, 옥살리스, 금전초 등 반려 식물들의 관찰 일기가 기록되어 있다.
드라세나, 덕구리난, 필레아 페페 등 이름이 낯설게 느껴져 처음 보는 식물인가 싶었는데 막상 한장한장 넘기며 사진을 보니 전부 눈에 익은 식물들이었고 심지어 집에서 키우고 있는 식물도 있었다.


집에 있는 스킨답서스의 잎들이 어느 순간 생기를 잃고 노랗게 변해 떨어진 적이 있다.
겨울이었고 실내에서 키우다보니 볕을 못 봐서 그런가 싶었는데 봄에 분갈이를 하다보니 덩굴의 뿌리가 썩어가고 있었다.
엄마의 도움으로 살려내 지금은 잘 자라고 있지만 이 책을 통해 토양 양분이 부족해서였다는 원인을 알게 되었다.


얕은 지식으로 식물을 키우고 있는 입장이라 반려식물이란 말이 무색하지만 그래도 아침에 일어나면 베란다에 있는 초록촉록한 식물을 꼭 살피고 하루를 시작한다. 새싹이 돋는 식물을 발견하면 그렇게 예쁠 수가 없다.🌱🍃
이런 예쁜 식물의 생명을 더이상 운에 맡길게 아니라 책을 보며 특징을 익히고 맞춤돌봄을 통해 즐거운 식물집사의 여정을 시작해야겠다.


일단,
화분 밑바닥에 뿌리가 삐져나온 금전초부터 분갈이 시작!🪴


* 이 도서는 한겨레출판에서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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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을 위한 청소년의 세계
김선희 지음 / 김영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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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학창시절은 체벌이 가능했던 시기였다.
수업 분위기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반전체 아이들을 책상 위에 무릎 꿇게 하여 대걸레 자루로 피멍이 들도록 허벅지를 때리기도 했고 여고사들은 살살 약을 올리며 멍이 보이지 않는 겨드랑이를 비틀어 꼬집힌 적도 많았다.
학교에서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선생님을 본적도 있다.
당시 술을 드신 선생님은 학교측과 크고 작은 마찰이 있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자신의 부당함을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하소연했다.
어린 눈에도 즉흥적이었고 감정적이라고 느껴졌지만 부모님에게조차 표현할 수 없는 시대였다.


결정적으로 믿음을 잃게 된 일이 있는데 고등학교 담임쌤이 반아이들을 상대로 블라인드 설문? 같은 걸 진행 했었다.
선생님에 대해 아쉬운 점이나 반에 대한 불만 같은 걸 익명으로 적어보자는 제안에 아이들은 소신껏 써서 제출했는데...
부반장이었던 나는 며칠 후 쌤으로부터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어야 했다.
집에 가서 아이들의 글씨체를 하나하나 비교해 본 선생님은 평소 수업태도나 용모단정하지 않았던 몇명을 가려내고 제대로 프레임을 씌워버린 것이다.


학교라는 공간이 결과 중심 체제로 흘러가면서
학생은 성적순위에 따라 정렬되는 선별 대상으로,
교사는 경쟁시스템을 위한 부속품으로,
부모는 자녀의 학업 성패에 따라 좋은 부모로 판단되는 무거운 양육의 책임을 알기에 나는 그냥 모두가 안쓰럽고 각자도생의 삶이 눈물겹다.
녹록치 않은 교육현장에서 아이들을 위해 땀흘려 일하시고 밤새 고민하시는 선생님들이 많다는 걸 너무도 잘 안다.
상식을 벗어난 학부모의 행동에 지쳐 점점 마음의 문을 닫고 메뉴얼대로 대응할 수 밖에 없는 고충을 들으면 씁쓸한 마음이 든다.


교실 속에서 아이들 한 명 한 명과 제대로 눈을 맞추고 일체의 충조평판(충고,조언,평가,판단)을 하지 않는다는 저자의 신념이 진심으로 존경스럽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또 매 사연마다 드라마틱하게 아이들이 변화되었다는 결말을 읽으면서 이게 가능한 일인가? 다소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저자가 아이들을 존중하고 진심을 다하는 이 열정이 다치고 지칠까봐 마음이 쓰이기도 했다.


따뜻하게만 읽을 수 없었던 이 책은 내게 여러 의미로 무겁게 느껴진다.
독서모임에 이 책을 추천하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어보고 싶다.
아마도 이번 주제 역시 '좋은 어른이란'이 되지 않을까 싶다.


* 이 도서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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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랜드
천선란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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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이 상상해봤는데,
만약 푸코랑 다르게 생긴 애가 본인이 푸코라고 하면서 푸코의 기억과 똑같이 기억하고 있다면 나는 그 애를 푸코라고 생각할 거 같아.
사람이든 로봇이든 강아지든 기억이 같으면.
(옥수수밭과 형 中)


SF 소설에 큰 재미를 느끼지는 못하지만 그럼에도 가장 best 를 뽑으라면 망설임 없이 '천개의 파랑'을 택할 것이다.
휴머노이드 콜리와 경주마 투데이가 달리는 장면은 여전히 내 머릿속에 영상으로 기억된다.
콜리가 투데이를 위해 낙상을 결심했을 때 모든 시간은 천천히 흘렀고 경기장 너머에 노을이 지고 있었다.
작가님은 젊은 나이에 어떻게 이런 이야기를 쓰셨는지 감동적인 영화 한편을 본 듯 감탄하면서 읽었던 기억이 있다.


이번 작품도 예외는 없었다.
SF 못지 않게 재미를 붙이지 못하는 게 단편집처럼 짧은 호흡의 소설인데 노랜드에서는 열편이 모두 좋았다.
읽다 보니 다른 주제를 가진 열편의 이야기가 '노랜드'라는 하나의 키워드로 얽혀있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그게 또 묘하게 좋았다.
처음 몇편을 읽었을때는 수많은 경고와 고통에도 여전히 변하지 않는 인간군상에 대해 저자가 깊은 회의감을 느끼고 있는 걸까 생각했다.
그러다 책을 덮고 나서 뒷면에 소개된 '외롭지 않기 위해 외로워진 사람들과 이름 없는 땅에서 자라난 무섭고 아름다운 이야기'라는 글을 읽고 나서야 조금은 넘겨짚을 수 있었다.
고요한 우주에서 홀로 시끄럽게 돌고 있는 지구를 떠올리 듯 자신의 시끄러운 내면을 우주 속 지구만큼 작게 만들고 싶으셨구나.


한 작품, 한 작품 생각할 거리가 많았고 여운이 길게 남아서 호로록 읽히지는 않았다.
​'옥수수밭과 형' 작품은 읽고 나서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고도 싶었다.
그리고 나는 천선란작가님의 작품을 더깊게 이해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작가님 작품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누구라도 그러지 않을까.


* 이 도서는 한겨레출판에서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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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수학 탐정단 1 - 연쇄 빈집 털이 사건을 해결하라! 미스터리 수학 탐정단 1
데이비드 콜 지음, 시미씨 그림, 김아림 옮김 / 아울북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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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수학 탐정단의 첫 번째 사건,
마을에 나타난 연쇄 빈집 털이 도둑은 우리가 잡는다!


수학동화는 큰 아이 어릴 때 보고 오랜만에 둘째 아이랑 읽고 문제를 풀어보았는데요.
오~ 재미있네요😃
요즘 나오는 아이들 책 수준에 매번 감탄하는 중.
초등 중등 현직 교사 강력 추천도서 인정입니다👍👍


영어 문법과 맞춤법엔 약하지만 그 누구보다도 수학을 좋아하는 '조던'
캘리포니아에서 전학 온 똑부러지는 성격의 소유자 '스테파니'
조던의 단짝이자 수학 탐정단 중 가장 똑똑한 브레인 '저스틴'
수학이라는 공통된 관심사를 가지고 있는 세명은 수학 클럽 '수학 탐정단'을 결정합니다.


조던의 누나가 생일에 친구를 초대하여 식사를 하려고 해요.
누나 포함 인원은 총 여덟 명,
원형탁자에 앉을 자리를 정해야 하는데 누가 누구 옆에 앉고 누가 누구 옆에 앉으면 안 된다는 규칙이 있어요.
수학 탐정단과 함께 도전 과제를 풀어보실까요?


열심히 수학 실력을 키워나가던 수학 탐정단!
마을에서 연쇄 빈집 털이 사건이 벌어집니다.
수학 탐정단은 사건의 비밀을 파헤치고 단서를 찾기 위해 나섭니다.
첫 번째 미스터리 사건을 무사히 해결할 수 있을까요.?


​일상생활에서 마주할 수 있는 문제에 수학을 활용할 수 있어 공부를 위한 수학이 아닌 재미있는 수학으로 느끼게 해줍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미스터리물이라 흥미진진하구요.
재미있게 읽고 나면 뒷면에서 수학 이론을 다시 한번 쉽게 알려주어요.
스토리 방식으로 풀어낸 수학문제를 풀다보면 자연스럽게 추리력과 사고력, 수학적 문제 해결 능력이 길러지겠지요.


본문에서 1에서 100까지의 숫자를 더하는 문제가 나오는데 빠르게 더하는 방법에 대해 아이도 알고 있는 문제라면서 무척 반가워했어요. 간단한 원리만 알면 100 뿐 아니라 1000, 10000 까지 덧셈도 가능합니다.

뇌를 깨우는 흥미진진한 수학동화 초등아이에게 스윽 내밀어보시면 좋을 거 같아요.


* 이 도서는 아울북에서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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