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 막바지 작업때문에 연일 야근. 주말에야말로 가열차게 자보리라 다짐했는데, 토요일 아침 여덟시부터 어머니가 깨운다. 이유인즉슨 삼계탕을 끓이라는 엄명. 닭을 손질해 냄비에 담아두시는 것까지 하셨으니 그 후를 하면 된단다. 막 깬 자 특유의 울컥함에 좀 살려주세요, 라고 울부짖고 싶었지만 조금 후 어김없이 가스레인지 앞에 앉아있는 소심자...
그러나 뭐든 스스로 해보면서 배우는 것이 즐겁다는 사실을 다시한번 깨달았다. 단 1mm라도 세계가 넓어지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다만 요리가 기쁨이 아닌 의무가 된다면... 어머니들은 위대해.
이름하여 내 위장의 치킨수프! 완성된 음식을 하얗고 오목한 사기그릇에 담아 한 술 떴다. 맛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