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집을 절반 좀 못되게 읽고 결론내리자면 스티븐 킹이 무서워(두려워, 싫어, 혐오)하는 것은 다음과 같다.

비둘기(차가운 눈을 한 도시의), 까마득하게 높고 협소한 장소, 비릿하고 매캐한 냄새를 풍기며 초록색이 더욱 싱싱해진 잘린 잔디, 거래에 끼어드는 속임수, 차가운 맥주(너무 맛이 훌륭해 몇 병씩 연거푸 비우며 자제력을 잃게 하는), 비슷한 맥락으로 사용되는 담배. 기타 중독성이 강한 썸씽, 점액질의 creepy한 것, 뚱뚱한 남자, 숲, 옥수수밭, 경솔한 남자(아내의 충언과 상습적으로 엇나가고 윽박지르기 좋아하는), 벽장, 뒤늦은 후회, 당연하지만 광신을 비롯한 광기들.

많기도 많다. [올드보이]에선 "상상력이 있어서 인간은 겁쟁이가 되는거야"라고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공포때문에 무언가 이루어내는 것도 사실이다. 어둠에 대한 공포가 전등을 만들어낸 것처럼. 사실 앞말과 뒷말은 "다정한 오누이와 같"-<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식으로 하면-다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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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perfrog 2004-08-23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랫만에 님 글을 읽게 되어 반갑습니다..^^
스티븐 킹의 <샤이닝>을 사두고 아직도 못 열어보고 있어요.
무서우면 어쩌지, 하고 말입니다..

nightlife 2004-08-24 2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물장구치는금붕어님. 이렇게 불량한 서재를 방문해주시니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저는 스티븐 킹과 함께 꽤 즐겁게 보낸 여름이었어요! 휴가도 못갔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