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 구글 첫화면의 로고가 점자로 표기되었기에 뭔가 궁금해 클릭해 보니, 매년 11월 4일이 한글 점자의 날이라고 한다.(한편 세계 점자의 날은 그 창시자 루이 브라유의 생일인 매년 1월 4일이라고 한다). 오늘 뉴스에는 어제 기념 행사에서 시각장애인 국회의원 김예지의 연설 장면도 나오는데, 격정적인 발언이라 그런지 눈동자가 많이 흔들리기에 깜짝 놀랐다.
그러고 보니 며칠 전 옥상 잡동사니 더미에서 꺼낸 옛날 카세트테이프 중에도 점자 스티커 붙은 것이 있었다. 바깥양반 옛날 친구 중에 시각장애인이 있었는데, 클래식 음악을 무척 좋아해서 카세트테이프를 많이 갖고 있고 종종 선물하기도 했던 모양이다. 물론 덤벙거리는 바깥양반 성격 탓에 이번에도 껍데기는 멀쩡한데 알맹이는 어디 갔나 들어 있지 않았지만.
성음에서 라이센스 계약으로 발매한 도이치그라모폰 음반으로, 바이올리니스트 "볼프강 쉬나이더한"과 피아니스트 "칼 시만"(지금은 아마 "칼 제만"이라 하지 않던가)이 협연한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9번 "크로이첼"(즉 "크로이체르")과 5번 "봄"이 수록되어 있다. 제작 날짜는 1981년 5월 11일인데 녹음 날짜가 없기에 구글링해 보니 무려 1959년 녹음이었다!
바깥양반 친구는 테이프 옆면의 영어 제목 위에 초록색 점자 라벨 테이프를 붙여 놓았는데, 곡명이나 작곡가명이나 연주자명에 비하자면 극히 짧은 편이다 보니 새삼스레 뭐라고 적어놓았는지가 궁금해졌다. "점자로"라는 한글 점자 변환기에 들어가서 짐작 가는 대로 이것저것 눌러 보니, 결국 "베 바 쏘"(⠘⠝⠀⠘⠣⠀⠠⠠⠥), 즉 "베토벤 바이올린 쏘나타"라는 뜻이었다!
그나저나 뜬금없이 옛날 테이프를 뒤진 까닭은 바깥양반 지인 중에 늦깍이 김동률 팬이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콘서트도 두 번이나 다녀왔다며 팬심을 뿜뿜하기에, 문득 예전에 듣던 전람회 테이프가 기억나서 이참에 처분해 버리려고 찾아보았던 거다. 아쉽게도 결과물은 역시나 알맹이 없이 케이스만 남은 1집만 (그중 하나는 무려 해적판!) 두 개뿐이었지만...
[*] 내친 김에 옛날 영화 사운드트랙 테이프도 여러 개 꺼내 놓았는데, 기회가 되면 여기에 관해서도 이것저것 끄적여 보아야 하겠다. 물론 만사가 귀찮은 요즈음이니, 이른바 "누칼협"인 상황에서 굳이 뭔가를 쓰고 말고 할 필요까지는 없는 나귀님이기는 하다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