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에서 2026년 노벨문학상 발표 사전 이벤트라며 "노벨문학상을 기다리며: 유력 후보 작가와 역대 수상작 함께 읽기"라는 메뉴를 일찌감치 만들어 놓았기에 클릭했다가, 마거릿 애트우드와 무라카미 하루키 같은 단골 후보들의 명단 중에서 이건 문제다 싶은 이름을 하나 발견하게 되었다. 바로 예상 투표에서 10위를 차지한 케냐의 작가 응구기 와 시옹오이다.


평소 세계 문학에 관심이 많은 독자라면, 이 양반이야말로 올레 소잉카와 나딘 고디머 같은 아프리카 출신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배출된 1980-90년대 이래 나이지리아의 치누아 아체베 등과 함께 유력 후보로 꾸준히 거론되던 작가임을 기억할 것이다. 그러면 뭐가 '문제'냐고 생각할 법도 한데, 진짜로 심각한 문제가 있다. 응구기는 2025년에 이미 죽었기 때문이다!


노벨문학상이라면 생존 작가에게 시상하는 것이 원칙이었다고 알고 있는데, 확인해 보니 사후에 수상한 사람도 하나 있기는 했다. 1931년 수상자인 스웨덴의 시인 에리크 악셀 카를펠트(1864-1931)가 그러했는데, 사실은 노벨문학상 선정을 담당하는 스웨덴 한림원의 종신 사무총장으로 재직한 인물이었기 때문에, 그 결정의 적절성을 놓고 적잖은 논란이 일었다.


한림원에서는 카를펠트가 1919년에 이미 수상자로 내정되었지만 스스로가 논란을 우려하여 고사한 바 있었으므로 사후에라도 시상해야 마땅하다는 주장을 내놓았지만, 결국 '자체 표창'에 불과했기 때문에 오늘날까지도 손가락질을 받는 것이다. 그나마 카를펠트는 1931년 4월 8일에 사망하고 7개월 뒤인 11월 8일에 수상했으니, 한 해에 사망과 수상이 이루어졌다.


반면 응구기 와 시옹오는 2025년 5월 28일에 사망했으니, 노벨문학상 발표 예정일인 2026년 10월 8일보다 1년 4개월 먼저 타계했다. 굳이 주려면 2025년에나 주었겠지, 설마 이듬해인 2026년에 주겠는가. 그런데도 알라딘에서는 후보로 꼽았으니, 지난번 윤석열을 풀어주었던 이유였던 신박한 날짜 계산법이라도 채택한 걸까. 아무리 생각해도 황당무계한 실수이다.


더욱 황당무계한 점은 예상 투표에서 무려 4명이 응구기의 2026년 노벨문학상 수상에 기꺼이 표를 던졌다는 것이다. 이쯤 되면 최소한 응구기라는 작가에 대해서는 아는 사람들일 법한데, 정작 그의 타계 소식까지는 듣지 못한 듯하니 안타까울 뿐이다. 물론 투표 참가자야 알라딘에서 내놓은 명단 중에 아는 작가가 있어 반가웠을 뿐일 테니, 결국 원흉은 알라딘이다!


평소에 '좌파' 코스프레 좋아하던 알라딘이니, 어쩌면 어디선가 들어 본 해명이 나올지도 모르겠다. 사후 수상 절대 금지 규정도 없고, 노벨문학상과 죽음 겸직 불가도 사실은 관행에 불과하니 십중팔구 생존 작가들 사이에서 '상 나눠먹기'를 의도한 것뿐일 수 있다며, 스웨덴 한림원을 향해 하루속히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발표하라고 오히려 큰소리치진 않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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