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카오톡 최신 업데이트가 메신저로서의 기능보다 SNS로서의 기능을 강화했다던가 뭐 어쨌다던가 해서 불만들이 많은 모양이다. 카카오톡을 안 쓰는 나귀님이야 아무 상관 없는 이야기지만, 하도 욕들을 하기에 왜들 그러나 궁금해 알아보니, 문제의 앱을 사용하지 않는 나귀님도 최근 들어 종종 짜증을 느끼던 다른 여러 앱의 개악과 유사한 맥락에 있는 듯하다.
가장 욕을 먹는 부분은 사용자의 의향과는 무관하게 쏟아지는 광고 세례라고 하던데, 언젠가 바깥양반 스마트폰으로 구경한 페이스북 앱에서 친구들의 게시물 두 개당 광고 하나씩이 뜨는 것을 보고 기괴하다고 느꼈던 것이 생각난다. 구글과 유튜브도 그렇지만, 광고를 해도 정도껏 해야지, 너무 노골적으로 들이대다 보면 오히려 사용자의 반감만 부르지 않을까.
네이버나 구글 앱에서도 뭔가 검색하고 나면 곧바로 관련 콘텐츠며 상품 광고가 뜨곤 하는데, 대개는 이미 해결되거나 불필요해진 다음에야 한 발 늦게 제안이 이루어지는 까닭에 딱히 편리하거나 유용하지는 않다. 최근 인공지능 열풍이 불면서, 마치 그것만 있으면 생활이 편리해질 것처럼 호들갑을 떠는데, 실제로는 이처럼 별 도움이 안 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이런 상황은 알라딘 앱도 마찬가지여서, 지난번 업데이트 이후 맨 아래에 있던 중고 상품 가격 확인용 바코드 버튼이 '만권당' 바로가기 버튼으로 바뀌어 버렸다. 그런데 전자책을 보지 않는 나귀님에게는 가끔 잘못 누를 때를 제외하면 정말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는 버튼이다. 반면 서재 바로가기는 웹사이트에서나 앱에서나 언제부턴가 꼭꼭 숨겨둔 것도 이상하다.
이번의 카톡 업데이트에서 또 하나 욕을 먹는 것은 상대방의 프로필 사진이 거북할 정도로 너무 커졌다는 점인 모양인데, 사실 이건 알라딘 앱에서도 한 발 먼저 달성한 문제점이다. 알라딘 앱에서 북플 메뉴로 들어가 보면 이런저런 분야의 매니아라면서 알라딘 회원의 프로필 사진이 우르르 뜨는데, 가끔은 상당히 부담스러운 본인 얼굴(!)도 없지 않기 때문이다.
대개는 각자 좋아하는 사진이나 그림을 프로필 사진으로 사용하는 모양이어서 별 문제가 없지만, 이상하게도 북플 앱에서 보면 그게 평소보다 훨씬 크게 확대되어 나타나고, 차마 지울 수도 없기 때문에 영 보기 거북할 때도 있다. 매니아인지 뭔지를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는 나귀님으로서는 저렇게 선정해서 알린다는 것이 과연 무슨 도움이 되는지 의문일 뿐이다.
그러다 보니 나귀님은 한동안 컴퓨터에서나 앱에서나 뭔가를 잘못 눌러 북플로 들어가면 화들짝 놀라서 도로 빠져나오곤 했다. 스마트폰에 최적화된 메뉴라고는 하는데, 아직도 그 메뉴며 구조에는 영 익숙해지지 않는다. 줄곧 논란이 되는 각종 매장의 키오스크와 유사하게 사용자의 단순하고 직관적인 이해를 도모한다는 목표는 없는 듯한 느낌마저 받게 된다.
나귀님은 컴퓨터 프로그램이고 스마트폰 앱이고 간에 웬만하면 업데이트를 안 하고 버티는 편인데, 도스나 윈도우 시절에도 백신 프로그램 등을 자동 업데이트로 설정했다가 충돌이 발생해서 데이터를 몽땅 날리고 포맷을 할 수밖에 없었던 사례가 드물지 않았기 때문이다. 몇 번 고생하고 나니, 다음부터는 자연스레 남들이 다 괜찮다고 할 때까지 기다리곤 했다.
카톡이고 키오스크고 북플이고 간에 가장 중요한 것은 사용자 중심의 편의성일 것이다. 원하지도 않는 광고를 수시로 들이밀고, 보고 싶지 않은 프로필 사진을 확대해 보여주고, 정작 원하는 기능은 축소하거나 감춰버리면, 사용자가 외면할 것은 당연한 노릇이다. 당장의 광고 수익에 눈이 멀어 사용자를 호구 취급하니,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마이너스가 아닐까.
정부의 정책도 마찬가지다. 특검이다 관세다 뭐다 정신 없는 와중에 검찰청 폐지 결정이 순식간에 내려졌다고 하니 말이다. 검찰의 문제는 이전부터 줄곧 지적되어 왔지만, 이렇게 순식간에 결정된 것을 보니, 역시나 카톡 업데이트마냥 '아니면 말고' 하는 오만하고 무책임한 태도가 깔려 있는 것은 아닌가 의심스럽고, 과연 어떤 부작용이 생겨날지도 걱정스럽다.
결국 이번 카톡 업데이트 논란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더 큰 문제의 축소판처럼도 보인다. 내친 김에 알라딘 업데이트를 살펴보니, 2025.7.0.이라는 최신 버전이 이미 나와 있다. 이건 또 언제 해야 되나 궁금해서 눌러 보니, 나귀님의 스마트폰은 구형이라서 더 이상 알라딘 앱과 호환되지 않는다는 경고가 나온다. 알라딘을 멀리해야 할 이유가 또 하나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