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장으로 임명된 유홍준이 최근 인기 폭발이라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 감독을 만나서 오윤의 <무호도>가 그려진 부채를 선물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마침 박물관의 까치호랑이 '굿즈'가 덩달아 인기라니 이제는 <무호도>도 상품화되나 싶어 검색했는데, 정식 굿즈까진 아니고 흰 부채에 유홍준이 직접 오윤의 그림을 모사해서 만든 선물인 모양이다. 


판화가 오윤은 이른바 민중 미술의 대표 작가이다 보니, 한때 여러 출판사의 책 표지에서 종종 찾아볼 수 있었던 것처럼 고단한 사람의 모습을 묘사한 작품이 대번 떠오르지만, 때로는 <무호도>처럼 보자마자 웃음을 자아내는 의외의 해학적인 작품도 만든 모양이다. 나귀님은 우연히 헌책방에서 구입한 <오윤, 동네사람 세상사람>이라는 화집에서 처음 봤었다.


지난번에 민속학자 조자용이 까치호랑이 민화의 재발굴을 주도했던 사연에 대해서 잠깐 언급했는데, 열화당에서 나온 <한국 호랑이>라는 책에 관련 도판이 다수 들어 있다는 사실이 뒤늦게야 생각났다. 오랜만에 책을 다시 꺼내 뒤져 보니, 제1장 "호랑이 그림" 도입부에서 네 페이지에 걸쳐서 이 책에 실린 도판에 나오는 호랑이 머리 38종을 한데 모아 놓았다.


까치호랑이와 보통(?) 호랑이, 회화와 조각이 뒤섞여서 일관성은 살짝 떨어지지만, 한국 미술에 묘사된 호랑이 그림 가운데 대표적인 것들은 대부분 모아 놓은 듯하니, 관심 있는 사람에게는 제법 유용한 자료일 수도 있겠다. 나귀님은 열화당의 '한국기층문화의 탐구' 총서에서 제1권 <한국무신도>와 <한국 호랑이>만 갖고 있는데, 아쉽게도 두 권 모두 절판본이다.


나귀님은 <한국 호랑이>를 수년 전 알라딘 우주점에서 우연히 구입했는데, 이때에도 알라딘의 원칙 없는 중고 판매 때문에 골탕을 먹은 바 있다. 구입 당시 정가 35,000원의 신판이라고 했는데, 막상 받아 보았더니 정가 20,000원이라고 나온 구판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고객센터에 항의해서 판매가 산정 비율에 구정가를 적용하고 차액을 환불받는 과정을 거쳤다.


알라딘에서는 어떤 책의 신판이 나온 경우에는 곧바로 구판 정보를 데이터베이스에서 지우기 때문에 중고 판매 과정에서 종종 이런 착오가 생긴다. 한정판 수작업 그림책으로 유명한 <나무들의 밤>도 알라딘에는 4쇄본이 45,000원이라고만 나오지만, 나귀님이 과거 우주점에서 구입한 2쇄본은 정가 41,000원인데도 정가 45,000원을 기준으로 가격을 산정했었다.


만약 알라딘이 헌책 말고 새책만 취급했다면 이런 식으로 데이터베이스를 관리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겠지만, 중고샵과 우주점에서 매입하는 중고 상품까지 연동되는 상황이라면 좀 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이게 벌써 몇 년 전 일인데 지금까지도 품질 관리가 허술한 것을 보면, 늘 그래왔듯이 '호갱님'들이 알아서 피하는 게 최선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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