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롬 첫화면에 뜨는 구글 홈페이지의 로고가 어째서인지 흑백으로 나와 있기에 눌러보니 지난 12월 29일에 무려 100세의 나이로 사망한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장례식이 국장으로 거행되는 현지 시간 1월 9일이 국가 애도의 날로 지정된 까닭이라 한다. 


그러고 보니 우리나라에서도 여객기 사고로 인해 지난 주 내내 국가 애도 기간이었다. 그 여파로 방송이며 공연 등이 줄줄이 연기되고, '나는 많이 추모하는데 너는 왜 덜 추모하느냐'며 꼬투리 잡는 경우까지 생기자, 강요된 추모에 불만도 속출한 듯하다.


검색해 보니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국가 애도 기간은 천안함과 이태원에 이어서 이번 여객기 사고까지 모두 세 번 선포되었으며, 하루짜리 국가 애도의 날은 천안함과 9/11 때에, 그리고 의외로 1972년 해리 트루먼 미국 대통령 사망 때에 선포되었다고 한다.


트루먼이라면 미국 역대 대통령 중에서 가장 인기가 없었던 사람 중에 하나였다. 원래는 부통령이었다가 프랭클린 루스벨트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대통령 직위를 승계하게 되었는데, 누가 봐도 대통령 감까지는 아닌 소박한 인물이다 보니 우려를 자아냈다.


제2차 세계대전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에다가 갖가지 난제가 산적한 상황이다 보니 새로운 정부 출범부터 미국은 물론이고 전세계가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지켜보았겠지만, 결과적으로는 어렵사리 재선에까지 성공하며 비교적 무난하게 임기를 마치게 되었다.


지금은 역대 미국 대통령의 순위를 매길 때에 10위권 내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은 나름대로의 인기 대통령이지만, 재임 중에만 해도 트루먼은 솔직하다 못해 거칠게까지 느껴지는 돌출 발언 등으로 여러 차례 구설수에 오르는 등 전반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았다.


그런 트루먼보다도 한층 더 인기가 없었던 대통령이 바로 최근 사망한 지미 카터이다. 우리에게는 퇴임 후의 각종 특사며 평화 운동 등으로 널리 알려지며 좋은 이미지를 쌓았지만, 재임 중의 카터는 연이은 정책 실패로 무능하다는 평가를 받은 대통령이었다.


그나마 트루먼은 재선에도 성공했지만 카터는 재선에도 실패했고, 역대 미국 대통령의 평가에서도 트루먼은 갈수록 순위가 높아지는 반면 카터는 여전히 바닥 근처를 헤매고 있는 실정이니, 퇴임 후의 좋은 이미지만 아는 사람에게는 의외로 보일 수 있겠다.


어찌 보면 카터야말로 '사람은 누구나 자기 무능이 드러나는 지위까지 승진한다'는 피터의 법칙의 사례에 해당할지도 모르겠다. 물론 트루먼 같은 예외도 있으니 법칙까지는 아닌 것도 같지만, 최근 한국 대통령의 행보를 보면 그다지 틀린 말도 아닌 것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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