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쇼헤이가 홈런과 도루 모두 50-50을 달성했다기에 네이버 뉴스를 찾아보니 <스포츠조선>의 기사('달 착륙급' 업적이라면서 100만달러 이하라고? "오타니 50-50 홈런볼, 저지 62호보다 싸다" 美 매체") 중에 희한한 문장이 하나 등장한다.



>>> 이어 그는 "다리미가 뜨거울 때 스트라이크라고 말하고 싶다. 수많은 수집가들과 팬들이 그 공을 갖고 싶어할 것이다. 자신의 소장품으로 소유하고 싶은 것이다. 가능한 한 빨리 시장에 내놓아야 하는데 지금이 그 시점"이라고 했다. 즉 해당 공을 원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은 지금 경매에 내놓아야 50만달러 이상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



즉 신기록 달성 야구공의 가치에 대한 경매 업체 관계자의 의견을 소개한 대목인데, "다리미가 뜨거울 때 스트라이크"라는 말은 아무래도 오역의 산물인 듯 보이는 거다. 원문을 구글링해 보니 예상대로 strike while the iron's hot이었다.


결국 "쇠뿔도 단김에 빼라"와 상통하는 서양 속담 "쇠도 뜨거울 때 두들기라"를 옮기는 과정에서, 야구 관련 기사라는 편견에 "두들기라"(strike)를 "스트라이크"(strike)로 오독하다 보니, "쇠"(iron)를 "다리미"(iron)로 덩달아 오독하고 만 셈이다.


혹시 번역기를 돌려서 만든 기사인가 궁금해서 원문을 구글 번역기에 돌려보니 오히려 "나는 쇠가 뜨거울 때 쳐라고 말하고 싶습니다"라고 멀쩡한 문장이 나온다. 결국 해당 기사의 오류는 직접 번역/작성한 담당 기자의 찐 실력이었던 셈이다.


매번 뭔가 논란의 여지가 있어 보이는 법원의 판결과 관련된 뉴스가 뜰 때마다 인터넷 댓글에 "인공지능 판사 도입이 절실하다"며 비아냥거리는 의견이 빗발치는데, 이쯤 되면 기사 작성에서부터 인공지능 도입이 절실한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다.


물론 야구에서도 선수와 팬들 모두가 바라마지않던 컴퓨터 판정이 도입되었지만 이의 제기는 계속되고 있는 실정이니, 다른 분야에서도 인공지능 도입이 논란을 완전 종식시킬 수는 없을 것 같아 보인다. 결국 뭐든지 사람이 개입하는 일이니까.


예를 들어 나귀님 같으면 알라딘 중고 매입 시 품질 판정에 인공지능이며 미소녀 로봇을 도입하자고 주장하고 싶지만, 지금처럼 애초부터 회사가 품질이고 등급이고 상관없이 중고가를 비싸게 받아먹으려고 작정하면 아무 소용없지 않겠는가.


그나저나 오타니 쇼헤이의 행보는 그야말로 "만화 같다"는 한 마디로만 요약이 가능할 것 같다. 이런 식이라면 마츠모토 타이요의 <하나오>의 내용처럼 프로 구단의 제안을 줄곧 거절해 온 아마추어 타자의 영웅 등극도 언젠가는 가능할 법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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