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의 미국 대통령 후보 토론회에서 조 바이든이 노쇠의 징후를 드러내는 바람에 사방에서 사퇴 압력이 쏟아진다는 뉴스가 나오더니만, 어제는 사퇴 권유 대열에 합류한 사람 중에 의외로 낯익은 이름이 등장했다.


우리나라에서도 번역되었던 톨스토이와 발터 벤야민의 전기 소설 작가로 알려진 제이 파리니가 바로 그 사람인데, 바이든과는 어려서부터 펜실베이니아 주 스크랜턴의 한 동네에 살면서 피차 잘 알던 사이였다고 한다.



>>> "당신만큼 대범하고 자제하는 지도자는 미국 역사에서도 드뭅니다. 하지만 당신은 이미 노인이죠. 저처럼요. 하루를 힘차게 보내려 힘을 끌어 모으는 게 뭔지를 저는 압니다. 우리 몸도 예전만큼 따라주지 않죠. 가끔은 아침에 일어나기조차 버겁습니다." <<<



조 바이든은 1942년생으로 82세이고 제이 파리니는 1948년생으로 76세이니 양쪽 모두 노인은 맞다. 예전 같으면 나이가 곧 지혜의 상징이지만, 지금은 오히려 치매를 걱정해야 할 때이니 물러나는 게 맞기도 하겠다.


바이든의 전임자 중 가장 나이가 많았던 레이건은 후보 토론회에서 70대의 나이를 지적받자 '어른답게 살살 봐주며 할게요' 운운 농담으로 받아 넘겨 오히려 호감을 샀지만, 지금 바이든은 그마저도 불가능해 보인다.


다만 문제는 저쪽이 무려 '돌아온 트럼프'라는 것. 지난 4년의 시간 동안 미국 민주당에서는 정말 인재가 없었던 건지 의문이 든다. 물론 이건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미루어 일종의 유행인가 싶기도 하지만...



[*] 제이 파리니는 상당히 많은 저서를 내놓은 것 같은데, 우리나라에 번역된 것은 겨우 네 권에 불과하다. <톨스토이의 마지막 정거장>과 <발터 벤야민의 마지막 횡단>을 갖고 있으니 이번 기회에 꺼내 읽어봐야겠다. 문제는 이걸 어디에 꽂아 놓았는지 모르겠다는 거다. 전기로 분류했나 소설로 분류했나, 소설이라면 미국 소설로 분류했나 아니면 기타 소설로 분류했나, 아니, 내가 두 권을 정말로 사기는 샀었나, 이래저래 영 감감하기만 하다. 어쩐지 남 이야기 하고 있을 때가 아닌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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