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에 <핑커 씨, 사실인가요?>라는 책 광고가 있기에 스티븐 핑커의 신작인 줄 알았더니, 의외로 핑커와 한스 로슬링 같은 베스트셀러 저자들이 각자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내놓은 각종 "팩트"에 대한 "체크"를 시도한 책이었다. 대학생인 저자가 통계 수업 중에 관련 자료를 분석하다가 책까지 내게 되었다니 기특하다. 하지만 내용을 미리보기로 살펴보니 편집 상의 실수가 몇 가지 눈에 띄어서 아이러니하기에, 저자의 "팩트체크" 정신을 유념해 나귀님이 몇 가지 지적하자면 다음과 같다.


4쪽 3행, 개방도상국 --> 개발도상국


14쪽 5행, "물신주의Commodity Fetishism" --> "상품물신주의Commodity Fetishism"


그런데 최근의 사례를 보면 통계란 결국 제시자의 입맛에 따라 휘둘릴 수밖에 없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든다. 현 정부가 주택 공급 관련 통계에서 19만 가구를 누락했다는 사실이 최근에야 밝혀져 논란이 되었는데, 돌이켜보면 전 정부에서도 물가 관련 통계에서 수치를 조작했다는 논란이 있었다. 그 외에도 크고작은 조직에서 나름대로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내놓는 통계 수치를 가지고 매번 그 신빙성에 대해서 논란이 있는 것을 보면, 어쩌면 이것이야말로 불가피한 운명인가 싶다.


그나저나, 이른바 '팩트체크에 대한 팩트체크'를 도모한 <핑커 씨>에 추천사를 써준 사람 가운데 여성학자 정희진도 있다는 점은 아이러니다. 한때 더럽기로 악명 높은 갠지스 강물에 자체 정화 성분이 있다는 믿기 힘든 주장을 버젓이 일간지에 실어 논란을 일으킨 사람이 아닌가. 인도 작가 반다나 시바의 책에서 자국 '부심'이 반영된 듯한 구절을 팩트체크 없이 인용한 까닭이었는데, 이번에 나온 책의 주제를 고려해 보면 출판사에서도 추천사 필자에 대해 나름의 '팩트체크'가 필요하진 않았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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