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양반이 넷플릭스에서 "위아더월드" 녹음 관련 다큐멘터리를 보겠다며 틀어놓기에, 뭐, 예전에 제인 폰다가 해설한 비슷한 다큐멘터리도 이미 봤었는데, 거기서 더 나올 이야기가 있나 싶었더니만, 막상 보고 있자니 새삼 반가운 얼굴도 있고 뜻밖의 이야기도 많아서 의외로 흥미진진하게 시청했다.(이놈들아, 리즈 시절의 실라 E를 그렇게 푸대접했다니! 알고 보니 알 재로와 스티비 원더가 빌런! 밥 딜런은 자기 노래밖에 못 부르는 바보...). 


제인 폰다 해설 다큐멘터리와 일부 겹치는 내용도 있었지만, 일부 빠진 내용도 있으니 (예를 들어 스티비와 레이의 추가 녹음 장면 같은 것) 넷플릭스를 본 사람이라면 유튜브에서 이것도 함께 찾아보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여하간 녹음 과정을 다큐멘터리로 지켜본 바깥양반의 총평은 "퀸시 존스가 고생했네"라는 한 마디로 요약되었다. 역대급 포함 당시의 최고 스타 40여 명을 한 자리에 모아놓고 통솔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으니.


넷플릭스에서는 마침 퀸시 존스에 관한 다큐멘터리도 있기에 앞부분만 잠깐 보다 말았는데 (중간에 전혀 안 닮아 보이는 아가씨들이 나타나서 아빠라고 부르기에 무슨 영문인가 생각해 보니, 한때 캣피플 언냐랑 살면서 낳은 아기가 이제는 다 커서 어른이었다. 혹시 정준영이 말한 "퀸시 존스 딸"이 바로 그 딸이라도 되었던 건지?) 나중에 알라딘에 들어와 보니 퀸시 존스 자서전 북펀드가 뜨기에, 혹시 돌아가셨나 싶어 확인해 보니 아니었다.


그런데 알라딘 북펀드에 근간 예정으로 나온 책은 퀸시 존스의 "자서전"이라고 광고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에세이"라거나 "자전적 에세이"에 불과해 보인다. 왜냐하면 존스의 공식 자서전은 2002년에 나온 <큐: 퀸시 존스 자서전(Q: THE AUTOBIOGRAPHY OF QUINCY JONES)>이고, 이번에 나올 책은 인생론이나 예술론에 해당하는 <12음: 인생과 창의성에 관하여(12 NOTES: ON LIFE AND CREATIVITY)>라서 원제부터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물론 자전적 에세이에도 저자의 인생에 대한 회고담은 들어 있겠지만 본격적인 자서전만큼 상세하지는 않을 터이니, 혹시나 퀸시 존스의 인생을 일목요연하게 살펴볼 수 있는 1차 자료의 번역서를 보기 위해 북펀드에 참여하거나 구매에 동참하는 독자가 뒤늦게나마 속았다는 기분이 드는 일이 없도록 "자서전"과 "자전적 에세이"를 정확히 구분해 주는 게 좋을 것 같다. 쉽게 말해 퀸시 존스가 "직접 쓴 책"이 모두 "자서전"은 아니라는 거다.


그런데 최근 나온 책들 중에는 "자서전"의 정확한 의미를 모르는 게 아닌가 싶은 것들도 없지 않다. 또 다른 북펀드인 엄인호와 안치환의 "자서전"도 실제로는 "대담집" 형식을 취하고 있으며, 무하마드 깐수의 "회고록"도 실제로는 이런저런 쪽글을 엮어 만든 "자전적 에세이"에 가까워 보이니 말이다. 어쩐지 "유모차"와 "미망인"을 문맥 무시하고 직독직해해서 어그로만 끌었던 무지와 악의가 "자서전"에까지 적용된 결과인가 싶기도 하고...




[*] 책이 결국 나왔기에 살펴보니 출판사에서도 "자서전"이라는 말을 슬그머니 "자전적 에세이"로 바꿔놓았다. 애초부터 좀 제대로 알고 쓸 것이지... 그나저나 미리보기로 확인하니 요상한 비문도 들어 있고 해서, 딱히 제대로 만든 책 같지는 않더라만... (이것도 알려주면 슬그머니 고치고 입 싹 닫겠지!) 이놈들아, 알바비 내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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