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쩐지 요즘에는 뭘 잘못 누르기만 하면 북펀드 광고로 이어져서 짜증짜증 하던 참이었는데, 이번에는 예전에 나왔던 웅진출판의 "20세기 일문학의 발견" 시리즈가 박스세트로 재간행된다기에 호기심이 일었다. 원래 열두 권짜리였다가 여섯 권으로 분량도 절반쯤 줄어들었는데 "중고거래가 10배!"니, "문학 수집가들이 찾던 전설"이니, "유명 희귀본 수집가들이 헌책방을 순례하고 발품을 팔아가며 구했던 그 시리즈"니 하는 어마어마한 광고 문구를 보니, 문득 "정말 그랬던가?" 하는 의문이 떠오른다.


내 기억으로는 웅진이 한동안 서점용 단행본보다는 방문판매용 전집류에 전력투구하다가 (원래 뿌리깊은나무/헤임인터내셔널에서 출발한 회사이니 사실 방문판매 쪽이 기본인 출판사이긴 하다) 간만에 분위기를 쇄신하여 내놓은 단행본 시리즈가 "포스트모더니즘 걸작선" 전5권과 "20세기 일문학의 발견" 전12권이었는데, 사실 그 당시에만 해도 반향이 아주 크지는 않았다고 기억한다. 절판본이 절판본인 까닭은 쉽게 말해서 안 팔렸기 때문이어서, 나중에는 이 책들도 반값 매대에 자주 나왔었다.


나귀님도 "일문학의 발견" 완질을 갖고 있지만 딱히 급하게 산 것은 없었고, 헌책방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마주칠 때마다 한두 권씩 골라 잡다 보니 얼떨결에 짝을 맞추게 되었을 뿐이다. 맨 먼저 산 것은 아쿠다가와 단편집 같고, 맨 나중에 산 것은 의외로 보기 힘들었던 야마다 에이미 책이었는데, 이건 어째서인지 하드커버이다. 그런데 애초에 전12권 하드커버가 나왔다가 소프트커버로 갈아입은 건지, 아니면 1차분 몇 권만 하드커버였다가 2차분부터는 스포트커버로 갈아입은 건지는 알 수 없다.


이왕 다시 내려면 전12권을 고스란히 내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 세트에서 빠진 여섯 권은 각자 다른 출판사에서 재간행된 모양이니, 원래의 모습은 아래에 나귀님이 올린 사진처럼 구판을 통해서나 짐작할 수 있을 법하다. 사카구치 안고의 책도 있기는 한데, 오래 전에 빼서 딴데 꽂아 놓다 보니 사진에는 담기지 않았다. 굳이 꺼내서 다시 올려놓을 수도 있기는 한데 귀찮아서... (그나저나 다시 확인해 보니 전6권 재간행본은 2017년에 이미 나온 거던데 왜 지금 갑자기 박스세트인가 궁금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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