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에서 또다시 중고 매장 할인 럭키백 이벤트를 시작한 모양인데, 결국 할인을 미끼로 에코백을 하나 더 사라는 이야기가 되고 보니 적잖이 거부감이 들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럭키백 이벤트 때마다 꼬박꼬박 구입한 까닭에 16주년 에코백 하나, (지금까지 구입한 것 중에 제일 마음에 들었던) 모래고양이 에코백 하나, 저 악명 높은 "빨간물" 에코백 둘 (원래 구입한 "캐리" 에코백에다가 나중에 추가 배송된 정상 제품도 있으니까), 그리고 작년에 정말정말정말 디자인 구려서 진짜진짜진짜 사기 싫었는데 억지로 샀던 초록색 에코백까지 해서, 알라딘 에코백만 무려 다섯 개에 달하고 있으니 말이다.


문제는 요즘 들어 에코백을 사은품으로 주는 곳이 워낙 많다 보니, 굳이 내 돈을 주고 구입하지 않아도 정말 처치곤란 수준으로 집에 많다는 거다. 심지어 이마트 "수달" 가방 같은 비닐 백도 흔히 사용되는 것으로 보아, 비록 재사용이 가능하다 치더라도 과연 저게 환경 보호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 의문스럽기도 하다. 에코백의 본래 의도는 환경 보호였다고 (따라서 처음에는 플래카드처럼 재활용이 불가능한 폐기물을 이용해서 만들었다고) 기억하는데, 지금은 본래 의도와 달리 에코백 자체가 유행처럼 된 것 같기도 하고, 그 제작에 필요한 자원과 비용을 따지면 오히려 "안티-에코 백" 같기도 하다.


당장 알라딘 박스만 뜯어 보아도 이런저런 비닐 포장재가 수두룩한데, 무려 20년 묵었다고 자랑하는 이 회사에서 정말 환경을 생각했다면, 에코백을 팔 시간에 차라리 자기네가 담아 보내는 이 비닐 쓰레기를 재활용할 방법이나 (하다못해 고객이 비닐 포장재를 가까운 중고 매장으로 다시 가져오면 받아서 재활용한다거나) 고민하는 게 낫지 않았을까 싶다. 여하간 상기한 이유로 해서 올해는 처음으로 알라딘 럭키백을 구입하지 않을 작정이다. 에코백이라면 이미 많고, 정말 환경에 도움이 되는지도 의심스러우며, 다른 무엇보다도 가격이 무려 1만 3천 원이나 하는데 겨우 5만 원밖에 할인이 안 되니까...



[24. 01. 30. 추가] 이후로도 알라딘에서는 계속해서 "에코 백"이라는 미명 하에 "안티-에코 백"을 만들아낼 뿐만 아니라, "사은품"이나 "한정판"이라는 명목 하에 각종 플라스틱 쓰레기를 만들어내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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