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존 그레이 지음, 김경숙 옮김 / 동녘라이프(친구미디어)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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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보통 연애지침서는 많다. 그러나 대부분의 책은 그다지 실용적이지 못하다. 추상적인 개념과 감정높인 목소리가 전부인, 읽고 난 후에는 대체 그래서 결국 어쩌라는 것인지 감잡기 힘든 것이 대다수.

그렇지만 이 지침서는 그런면에 있어서 상당히 높은 점수를 줄 만하다. 논리적인 문장과 설득력 있는 예시. 무럿보다도 쓸만한 해결책을 제시한다는 데에서 여타의 공허한 주장의 지침서와는 차별성을 둔다. 풍부한 사례를 통해 도출한 결론들은 독자에게 충분한 공감으로 끄덕이게 하고 진짜 이 책에서 제시한대로 실행해볼 마음이 들게 하는 것이다. 그것이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가 성공한 진짜 이유이리라.

이 책이 슈퍼 베스트 셀러에 올라서게 된 것은 그만큼 남녀관계에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는 의미일텐데, 사랑은 최대의 공감자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주제구나.

덧말>
화성에서 온 남자와 금성에서 온 여자는 완전히 다르지만 서양과 동양의 차이점은 별로 없는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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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코
무라카미 류 지음, 양억관 옮김 / 민음사 / 199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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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교코를 읽으면서 생각했던 것은 -왠지 영화화를 염두에 두고 쓰여진 것 같다-.....였는데, 아니나 다를까, 무라카미 류가 직접 영화로 제작하였다 한다.

사실, 읽으면서 그렇게 감흥이 오는 소설은 아니었다. 작가가 '순수'의 이미지로 표현하고 싶어했음이 분명했던 교코라는 소녀는 뭔가 허공에 떠버린 느낌이다. 그녀에게 매료되는 사람들의 심정이 나에게도 공감이 가야할텐데, 읽는내내 나는 왠지 모를 작위적인 냄새에 고개를 갸웃해야만 했다. 그녀의 매력이 대체 무엇인지 왜 사람들이 그녀에게 감화되는 것인지, - 나에게는 그저 인형의 허허로움처럼 느껴질 뿐이었다.

이 소설의 제목이 주인공의 이름이라는 것은 소설 전체의 무게가 주인공의 어깨 하나에 달려있다는 것이란 소리다. 다시 말하자면, 주인공이 와닿지 않는다면 그 소설은 적어도 그 독자에겐 크게 실패라는 말이다. 교코는 안타깝게도 나에겐 그랬다. 천사같은 인물로 받아들이기에는 그 선행이 설득력이 부족했고, 자유로운 영혼(춤이라는 화두에 의해..)으로 인식되기에는 왠지 답답한 부분이 있었다. 결국 그녀는 평범하다.....(사실 그렇게 단정짓기에는 또 너무 겉멋이 들었지만..) 평범한 소녀의 어깨가 다 짊어내려가기에는 무리가 있었던 소설이 바로 이 교코였다.

영화로 만들어지면 좀 나을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시각으로 교코의모습이 직접 전달되면 조금은 그녀의 매력, 이라는 것에 설득당해줄지도 모르니까. 그럼, 그건 교코라는 캐릭터가 아닌, 교코 역을 맡은 여배우에게 설득당하는게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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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성석제 지음 / 창비 / 200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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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라는 독특한 제목의 이 단편집은 성석제라는 소설가의 특징을 명쾌한 필치로 알기쉽게 풀어내고 있다. 맛깔스러운 일곱개의 단편들을 읽어내려 가면서 내 표정은 그야말로 엉거주춤했을것이다. 넘치는 해학과 기지 속에 가시처럼 숨어 있는 냉소적인 시선은 대체 어떻게 삼켜야 하는가. 그저 웃고 넘어가기에는 목구멍에 따갑게 박히는, 그 불편함이 성석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일거라는 알수 없는 확신.

7개의 단편중 표제작인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는 다른 여섯단편을 어우르는 기본바탕, 즉 인간에 대한 경외심과 애정이 담뿍 우려져있는 소설이다. 모자란 인물로 비춰졌던 황만근의 실종사건을 통해 진정한 사람다움을 역설하고 있는 이 작품은, 또다른 단편 '천하제일 남가이'와 같은 맥락에서 내가 좋아하는 소설이기도 하다. 이 두 소설의 주인공은 전혀 상반되는 이미지지만 본질은 꼭 닮았다는게, 아니 똑같다는게 참 재미있다.

-잘생겼다는건 사람답다는걸 말하는거지, 천하제일 미남은 천하에 짝이 없이 사람답다는 거야-

남가이의 말이 옳다. 성석제의 소설 등장인물들은 너무나 사람답게 잘-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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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반짝 빛나는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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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라는 것은 문학에 있어 가장 보편적인 화두이다. 그 모양이 불륜이든, 짝사랑이든, 아니면 지독한 집착이든 내부에 품고 있는 온도, 사랑이란 이름의 뜨거움은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너무나 똑같아 이제는 식상함만 느낀다고 생각했는데,왜 이소설 - 반짝반짝 빛나는 -속 인물들의 사랑법은 이상할정도로 신선한건지.

한 부부가 있다. 알콜중독자인 아내 쇼코와 동성연애자인 남편 무츠키. 사회적으로 소외받는 소수 계층의 이들은, 분명 사랑한다. 그래, 사랑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사랑은 이제까지 내가 봐왔던 어떤 사랑의 모습과도 달랐다. 그 익숙하지만 식상한 온도의 열이 아니었다. 서늘하고 투명한, 하지만 결코 차갑지 않은 질감의 감정. 무어라 이름붙이겠느냐고 한다면 할 말이 없다. ...역시 사랑이랄수밖에-.

소설 속의 두 주인공은 정상에서 조금 벗어나있다. 사회적 통념에 맞춰진 그 기준에서 말이다. 그렇지만 그들은 그 나름대로 사랑하고, 살아가고, 행복해한다. 남편의 생일선물로 가출한 그의 애인을 선물하는 쇼코의 그 마음이야말로 '반짝반짝 빛나는'

-색다른 온도의 사랑.은빛 갈기의 사자들같은 마법...처럼 보인다, 아아, 사랑도 경이로울수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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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 비룡소 걸작선 13
미하엘 엔데 지음, 한미희 옮김 / 비룡소 / 199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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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사용할수 있는 시간은 하루 24시간. 이 절대적인 숫자는 사실 엄청나게 상대적이라는 진실을 무겁지 않게 풀어나갔으나 결코 쉽지 않게 읽어야하는 소설이 바로 모모이다.

남의 이야기에 잘 귀기울여주고 시간을 넉넉하게 쓸줄 아는 한 어린 아이를 통해서, 작가는 시간의 진정한 의미를 독자에게 묻고 있다. 시간은 보이지도 만질수도 없는 것이다. 하지만 현대인은 이 시간에 집착하고 촉박해하며 가만히 놔두지를 못한다. 회색신사를 빌어 작가가 경계하려 하는 점음 바로 이런것일테지. 모모가 가진 여유로움에 반해 너무나 초조해하는 우리들.

멈춰서 돌아보면 늘 생각하게 된다. 우리는 그 시간동안 무엇을 했던가. 그때 그 시간이 과연 존재하기는 했었던가..

....시간에 지배당하면 안돼.


시간을 지배할줄 아는 모모의 속삭임이 소설을 덮고 난뒤에도 계속 빙빙 맴돈다.. 중학교때 처음 읽었을때는 그냥 재미있다-라고밖에 느끼지 못했는데

10년이 지난 지금은 이렇게 모모의 목소리가 사무치는건 .....역시 나의 10년은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갔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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