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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코
무라카미 류 지음, 양억관 옮김 / 민음사 / 1997년 8월
평점 :
품절
교코를 읽으면서 생각했던 것은 -왠지 영화화를 염두에 두고 쓰여진 것 같다-.....였는데, 아니나 다를까, 무라카미 류가 직접 영화로 제작하였다 한다.
사실, 읽으면서 그렇게 감흥이 오는 소설은 아니었다. 작가가 '순수'의 이미지로 표현하고 싶어했음이 분명했던 교코라는 소녀는 뭔가 허공에 떠버린 느낌이다. 그녀에게 매료되는 사람들의 심정이 나에게도 공감이 가야할텐데, 읽는내내 나는 왠지 모를 작위적인 냄새에 고개를 갸웃해야만 했다. 그녀의 매력이 대체 무엇인지 왜 사람들이 그녀에게 감화되는 것인지, - 나에게는 그저 인형의 허허로움처럼 느껴질 뿐이었다.
이 소설의 제목이 주인공의 이름이라는 것은 소설 전체의 무게가 주인공의 어깨 하나에 달려있다는 것이란 소리다. 다시 말하자면, 주인공이 와닿지 않는다면 그 소설은 적어도 그 독자에겐 크게 실패라는 말이다. 교코는 안타깝게도 나에겐 그랬다. 천사같은 인물로 받아들이기에는 그 선행이 설득력이 부족했고, 자유로운 영혼(춤이라는 화두에 의해..)으로 인식되기에는 왠지 답답한 부분이 있었다. 결국 그녀는 평범하다.....(사실 그렇게 단정짓기에는 또 너무 겉멋이 들었지만..) 평범한 소녀의 어깨가 다 짊어내려가기에는 무리가 있었던 소설이 바로 이 교코였다.
영화로 만들어지면 좀 나을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시각으로 교코의모습이 직접 전달되면 조금은 그녀의 매력, 이라는 것에 설득당해줄지도 모르니까. 그럼, 그건 교코라는 캐릭터가 아닌, 교코 역을 맡은 여배우에게 설득당하는게 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