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가의 토토 - 개정판
구로야나기 테츠코 지음, 김난주 옮김, 이와사키 치히로 그림 / 프로메테우스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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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마치 일기와도 같이 편안하고 쉬운 소설이다. 토토의 감성은 투명할정도로 천진하고 서정적이라서, 읽는 독자의 마음까지 따뜻하게 만든다. 산만하고 주위에 피해를 입힌다는 이유로 퇴학당한 토토지만 사실은 누구보다 꾸밈없고 사랑스러운 영혼을 가진 아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토토가 주인공이 아니다. 제목이 창가의 토토이며, 토토의 눈으로 본 학교생활이 중심 줄거리인데 왜 토토가 주인공이 아니냐고? 적어도 나에게는 그랬다. 토토는 발랄하고 귀여운 소녀이지만,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그렇게 남을수 있던것은 도모에 학교의 영향이다. 도모에 학교가 토토를 만들어내는 과정이라고 하는 것이 옳다, 이 책의 줄거리를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말이다.

대안학교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그 진정한 목적을 시사해준다는 점에서 창가의 토토는 교육자들이 더욱 읽어야 하는 책이다. 우리나라같이 입시위주로 돌아가고 있는 교육풍토에서 대안학교의 제대로된 운영은 너무나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다. 실제로 20년안에 대안학교가 제대로 클 확률은 거의 없다고 보는게 현실이다.

그렇지만 창가의 토토는 어떤 이론서나 소개서 보다도 다 대안학교의 중요성을 깨우쳐 준다. 대안학교가 세워져야 하는 이유와 효율적인 운영방법을 가르쳐주고 있는 책인 것이다. 토토의 눈에 정화되어 바라본 도모에학교는 분명 지나치게 이상적인 공간이긴 하지만 못할것도 없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 토토짱같은 아이들이 세상에 많아지는 것은 확실히 미래를 위한 아름다운 투자다.

그냥 재미있게 읽는다면 토토짱의 소설이겠지만 우리나라의 교육현실을 염두에 두고 읽는다면 한편의 꼭 이뤄야할 미래 보고서다. 우리의 아이들은 전부 토토와 같아지기를.
아니 토토와 같은 환경에서 교육받을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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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여자들이 예쁘다고 생각했는데 - 라틴여성문학소설선집
이사벨 아옌데 외 지음, 송병선 옮김 / 생각의나무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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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집이다. 13명이나 되는 작가의 소설들을 묶은 것이니만큼 글 하나하나가 무척이나 짤막하다. 어떤것은 단편이라기보다는 단상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확실히 분위기가 생소하다. 남미의, 그것도 여성작가의 여성에 대한 (주제이든 소재이든 배경(;)이든간에 일단 여성은 등장한다..)이 단편집은 즐거운 소설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권하지 않겠다. 하나하나가 쓰디쓰다. 여성에 대한 진지한 고찰이 들어가면 왜 소설들은 씁쓸해지는 것일까. -읽는 순간 그것에 대한 답은 나오리라. 그럴수 밖에 없다는것을 알게 되는게 여성이 처한 형실이라는 것도.그런 의미에서 보면 여러가지로 재해석이 가능한 작품집이지만 각 작품의 길이 너무나 짧아서 참 아쉽다. 포만감있는 이들의 장편들도 읽어보고 싶다. -아, 이 작품집중 '훌륭한 어머니처럼'이라는 소설은 이제까지 읽은 어떤 공포소설보다도 끔찍했다.(여러가지 의미에서 말이다.. -_-;;) 심장이 약한 '여성분'들은 유의하시고 일독하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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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숲 속의 작은 집 - 시공주니어문고 3단계 23
로라 잉걸스 와일더 지음, 가스 윌리엄즈 그림, 김석희 옮김 / 시공주니어 / 199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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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때 굉장히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서점에서 표지를 보고 예전에 읽었던 그 책이 아닐까 싶어 집어 들었는데 역시였다. 삽화나 표지를 새로하지 않고 그대로 재발간한 것 같다.

이 책속에서 로라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은 전부 실화이다.실제로 작가인 로라 잉걸스 와일더가 겪었던 일을 소설로 구성하여 펴낸 것이다. 보통의 실화소설은 아무래도 사실을 바탕으로 구성한것이기 때문에 극적 재미가 덜하다던가 사건의 전개 속도가 더딘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이 소설은 무척이나 분위기가 신선하다.

이야기의 속도가 빠르다던가 긴박감이 넘친다던가 하는건 아니다. 하지만 로라가 큰 숲속의 작은 집에서 가족들과 겪어 나가는 일들은 너무나 우리에게 생소해서 마치 환상소설같은 기분까지 든다. 개척민이라고 할수 있는 그녀의 가족들은 현대문명을 살아가는 우리가 보기에 그정도로 이질적인 생활을 한다.

그렇지만 읽다보면 부러워진다. 훨씬 뒤떨어진 생활임에도 불구하고 그 곳에서 살고 싶은 생각이 들어버린다. 읽다보면 눈앞에 그려지는 로라 가족들의 아담한 집은, 독자 입장에서는 동경스럽기까지 하다.

그것은 완전히 생소한 문화에 대한 호기심적 동경이기도 하겠지만 로라 가족들이 너무나 따스하기 때문일것이다. 드라마에서나 보아오던 완벽한 가족들이 이 안에 있다. 이 가족의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은 책속의 작은 집 구석구석에 녹아들어, 독자입장에서는 이 집이 세상에서 가장 살만한 공간으로 비춰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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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골동양과자점 3
요시나가 후미 지음, 장수연 옮김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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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만화라고 말하고 싶다. 이 만화의 제재가 케이크이기 때문은 아니다. 물론 나오는 케이크들은 하나같이 눈부시게 먹음직스럽고, 곁들여진 설명들은 그야말로 군침돌게끔 만들지만. 그러나 그것뿐만은 아니다. 이 만화가 맛있는 이유는.

일단은 개성있는 캐릭터들의 배치. 케이크점 안티크의 남자들 네명은 굉장히 매력적인 인물들이다. 보통의 순정만화처럼 후까시 잡는 꽃미남 왕자들을 상상하면 안된다. 이 넷중 중 한명은 재벌집 자제이나 여자를 밝히고, 또 한명은 늘 치정문제에 골치 썪이는 게이이며, 다른 한명은 막나가는 인생을 살았던 전직복서이고, 마지막 한명은 겉은 멀쩡하나 아무것도 할줄 모르는 남자다.

이들은 장점도 있으나 그 몇배로 단점 투성이이다. 그러나 그 모습들은 지독하게 인간적이라 읽은 독자에게 묘한 실제감을 불러 일으킨다. 마치 우리 동네 어디엔가 있을법한 케이크점같은 기분이 드는 것이다. 문을 열면 네명의 남자가 어서오세요, 인사할 것 같은.

다음은 사건들의 개연성 있는 연결. 간단간단한 에피소드들로 이루어진 것 같지만 사실은 뒷권을 위한 교묘한 복선인 경우가 많다. 작가가 상당히 공들였음을 알게 하는 부분이다. 처음에는 케이크점의 일상이야기들로 생각되지만 읽어나가다 보면 각 인물들의 과거가 하나씩 겹쳐지면서 이야기는 흥미진진함을 더해간다. 사실 제재는 케이크겠지만 실제로 이야기의 주 메뉴는 이 네 남자들인것이다. 입맛따라 골라 먹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케이크에 대한 풍부한 지식들. 작가가 케이크를 상당히 좋아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버렸다. 좋다. 당장이라도 제과점에 달려가 먹고 싶은 생각이 든다. 문을 열었을때 이 네명의 남자가 서있다면 더욱 좋겠지. 여러모로 즐거워지는 만화다.

뒤로 갈수록 다소 산만스러운 분위기도 차분하게 정리가 되고 깔끔하고 유쾌하며 깨끗하게 이야기가 전개된다. 제대로 풀어놓을줄 아는 작가다. 조금 고민했지만 별 다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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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과 일 - 한국 여성 노동의 이해
강이수 외 지음 / 동녘 / 200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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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에 대해 다룬 서적은 수백여종에 가까우나 한가지 분야를 중점으로 조명하여 여성문제와 접목시킨 책은 흔치 않다. 이 책, 여성과 일은 '한국 여성노동의 이해'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일'이라는 측면에서 여성의 지위와 현재, 나아가야 할 방향들을 제시해주고 있다.

현대 사회에서 여성에서 노동 여성의 비율이 상당히 높다고는 하지만 그 지위에 대해서는 아직 멀었다고 볼 수 있는게 사실이다. 여성인권이 향상되었다고 보통들 말하나 실제로 직업에 종사하는 여성들의 입장에서는 노동시장에서의 여성차별은 뿌리깊으며 개선할 길이 멀다.

이 책에서는 노동시장에서 여성들의 실제적이고 현실적인 입장에 초점을 맞추었다. 풍부한 자료와 사례들은 읽어나가는데 탄력감을 부여하고 또한 현장감을 느낄수 있게 돕는다. 여성 노동에 대한 법적 조항들을 첨부한것은 깨끗한 마무리이며 동시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한다.

노동시장에서의 여성 지위에 대해 관심이 많은 분들이라면 꼭 읽어봐야할 필독서겠다. 현재의 노동시장에서의 상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준것에 반해 대안점이 다소 미흡하다는 단점은 있지만 정말 읽어볼 만한 여성학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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