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결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 - 교회에서 말하는 섹스에 대한 거짓말
로렌 위너 지음, 이정옥 옮김 / 평민사 / 201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 청소년 순결프로그램이 진행되는 강의실.

우선 학생들을 동그랗게 모여앉게 한후 맑은 물이 든 컵을 하나씩 나눠줍니다. 그후 치토스

같은 과자들 먹게 하고 물로 입을 한모금 헹군 뒤 다시 잔에 조금 뱉게 합니다. 치토스와 침이

섞여 드러워진 컵을 들어보라고 시키면서 강사는 이렇게 말하지요.

"보세요.  컵은 성병에 오염되고 혼전섹스로 더러워진 자신의 몸을 상징하는 거예요."

 

#2.  신학을 강의하는 선생님에게 배달된 편지를 클로즈업.

'저는 성인이 된 이후에야 기독교에 입문했는데, 이미 여러차례 여자친구와 잤습니다.성경에선

미래의 신부를 위해 몸을 아끼고 동정을 지켜야한다고 말씀하시면서 혼전섹스는 죄라고 하던데,

그럼 저는 결혼할때까지 금욕을 해야하나요? 자위도 안되나요? 결혼전에 진실한(?) 성생활을

즐기면서 신실한 크리스천이 될수는 정녕 없나요? 그렇다면 여자친구와 어디까지 하면 되나요?

 

#3. 목사들의 풍경

1998년에는 하버드 신학대학장이 학교 컴퓨터에 수천장의 포르노사진이 발칵되어 사표수리를

했고, 최근에는 주일에 설교단에 올라가기 3분전에도 목사관에서 열심히 포르노사이트를 보고

있던 목사님이 가족을 위한 핫라인을 통해 이 사실이 탄로났다네요.

 

위의 3가지 모습은 다 이 책에서 보여준 에피소드들입니다.

 

이 책 <순결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의 부제는 '교회에서 말하는 섹스에 대한 거짓말'입니다.

'순결'이라니!! 마치 선캄브리아시대적 공룡발자국과 만난 느낌이었죠.이런 발칙한 주제로

책을 낸 사람부터 궁금해졌습니다. 이 책의 저자인 로렌 위너가 어떤 사람인지부터 살펴보니

이쁜 도자기그릇을 좋아해서 장학금의 20%를 쓰느라 어머니께 혼나던 당차고 똑똑한 여자였고

결국 이쁘고 좋은 그릇을 가지고 싶어서 구지 결혼하지는 않겠다고 결심한 독신녀였습니다.

프린스턴과 예일대에서 종교관련 강의를 하고 있으며 MBTI의 J형으로써 딱부러지는 끝맺음

계획을 사랑하고, 열린시각과 '영혼의 자유'같은 단어는 긴장이 되는 그런 여자라는군요.

 

느낌이 심상치 않았습니다. 교회에 도전하나보다고 싸움구경하려던 저에게 기독교인을 위해,

기독교인에 의한, 기독교서적이 배달된 거죠^^ 그렇습니다. 저는 미혼이며 게다가 크리스챤이

아니거든요.-.-

 

똑똑한 그녀는 이 책을 통해서 세상이 섹스에 대해 어떤 거짓말을 하는지, 교회는 또 순결에

대해 어떤 거짓말(엄포?)을 하는지 이야기를 풀면서 야하디 야한 세상과 엄하디 엄한 기독교

윤리사이에서 얼마나 줄타기를 잘 할수 있는지 보여줍니다순결문제로 고민하는 미혼과

혼외정사 유혹,권태로운 성생활문제로 고민하는 부부를 위한 본인의 체험담까지 들어있는

성생활 교육도서라고 할수 있어요.   

 

이 책<순결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는 주변 사례를 통해 재미있고 편안하게 시작하는데

희안하게도 논리에 논리를 거쳐 결론으로 가면 보수적이고 단호하게 마무리됩니다.놀랍죠?

하나님의 자녀로써 성생활을 지탱하는 핵심은 가족과 커뮤니티이며, 단 둘만의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는 것. 결혼한 부부의 경우 트러블이 있는 성문제도 용감하고 투명하게

커뮤니티(교회성직자?)에 상의하면 이혼이 줄어 들 것이라고 말하고, 순결과 성생활은

권리가 아니라 하나님의 자녀로써 가지는 의무라는 것. 일탈된 장소에서 권태를 탈피하려는

부부의 색다른 섹스에 대한 노력은 금지해야한다는 것, (가정생활의 섹스는 편안해야

하는거지 극적이거나 그럴 필요가 없대요.), 여성들은 특히 야한 옷차림 금지(남자들이

금욕을 하는데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얌전히 입어야 한다고 강조하시더군요),

혼전섹스는 나중에 부부의 섹스에 나쁜 영향을 주는 폭력과 마찬가지라고 결론을 내리고요.

 

이 책을 읽다보니 진짜 크리스천들은 고민이 많겠더라구요.이분법적인 선과 악의 대립이

너무 명료합니다. (세상에 그렇게 심플하면 얼마나 좋겠냐마는) 하나님이 주신 몸이니

순결해야하고 육체적인 욕망은 향락이고 죄악이니 꾹 참아야합니다.

 

근데 읽다보니 생각이 점점 수긍이 가고 빠져들게 되는게 참 신기하더군요. 욕망에 대해서

아내가 아닌 다른 사람과 섹스를 하고 싶을 때 금식하는 남자의 경우를 예가 나오는데요.

식욕을 조절하듯 성욕도 훈련시키면 육체적 자아에 대한  소중함과 성스러운 훈련에 참여

하고 있다는 축복받은 느낌이 들거라는 대목에서 '아, 진짜 그렇겠는데?'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너무 신선하고 불교와의 어떤 교차점같은 것을 발견하기도 했고요. 종교라는 공통점떄문일까요?

그동안 기독교에 대해 제가 너무 피상적으로 알았던 거 같더군요. 기독교는 인간을 꺠어있게

하는 어떤 긍정적인 프레임장치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문제는 제가 다음에 읽을 책이 아래 좌측에 있는 책 <왜 결혼과 섹스는 충돌할까>란 책인데

정말 서로 극과 극일거 같네요. 이 책은 동물학,인류학,사회학, 생리학적인 관점에서 섹스에

대한 도발적인 논리를 펴고 있거든요. 과연 제가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 서평을 기대해주세요^^

 

맨위에 어떤 남자가 이 책의 저자에게 보낸 편지 읽어 보셨지요? 제가 이 서평의 타이틀로

'네 이웃이 지난밤에 니가 무얼 했는지 물어보는 이유.'라고 정한 것은 그녀가 보낸 답장중에

일부이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그 남자에게 토요일에 어디 나가지 말고 정절을 지키라고 충고

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꼭 이 청년에게 전화를 걸어 지난 밤에 무얼 했는지 꼭 물어보겠다고

답장을 보낸 것이 너무 재미있었어요. 아, 그렇다면 신께서 평생 싱글로 소명을 주는 사람은

어떻게 살아내는 걸까요? 그부분은 좀 더 깊게 생각해봐야겠습니다.

 

마무리할께요. 이 책에서 가장 밑줄 쫙 긋고 싶었던 대목은 아래입니다.

 

죄가 단순히 '성욕'일지라도, 육체의 죄가 나쁘긴해도 죄중에서는 가장 약한 죄이다.

가장 나쁜 쾌락은 전적으로 영적인 것이다. 잘난체하고 쥐고 흔들고,친구를 망치면서 갖는 쾌락,

권력의 쾌락,..그래서 규칙적으로 교회에 나가면서도 냉정하고 독선적인 도덕군자연 하는 사람이, 

창녀보다도 지옥에 더 가까이 가고 있다.

 

누군가가 떠오르시지않나요?^^ 하여간 이 책은 나름의 색다른 논리가 신선하고 좋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