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ke IVY 테이크 아이비
데루요시 하야시다 외 지음, 노지양 옮김 / 윌북 / 2011년 10월
평점 :
품절



대학에 막 들어간 여학생이 캠퍼스를 한번 쭈욱 훑어보는 사이, 봄햇살이 하늘하늘거리는데

풀밭에 앉아서 책을 읽고 있는 어떤 남학생을 발견합니다. 스트라이프셔츠에 네이비 블레이저를

입고 바지는 복사뼈가 보이도록 살짝 롤업한 치노팬츠에 담백한 색깔의 로퍼를 신은 남자죠.

목소리도 감미로운 이 남자와 눈이 마주칩니다. 짜잔! 너무 식상한 클리셰라고요?? ㅎㅎ 하지만

이런 남자는 한때 모든 여자의 로망이었다고요.

 

왜 이런 이야기로 시작하느냐. 그런 남자들이 몽땅 나오는 사진집이 나왔거든요.

 

이 책은 프레피스타일의 본고장인 미국 아이비리그 학생들과 그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솔직하고

현장감있게 구성한 사진집입니다. 처음에 어리버리했던 저는 이 책이 Matt Stuart처럼

유명한 street photographer의 작품집인가보다고 생각했는데 엄밀히 보자면 오산이더군요.

 

이 책은 T.Hayashida와 4명의 친구들이 1965년에 외국인의 시각으로 아이비리그 학생들을

바라본 사진에세이집입니다. 사진의 품질과 구도등에 촛점을 맞추기보다 프레피룩의 기원을

찾아보는 의미로 패션에 관심이 있는 분이 소장할만한 혹은 그런 분에게 선물하면 좋을

책입니다. 짧게 정의하자면 '빈티지 아이비리그 스타일에 대한 매뉴얼' 이라고나 할까요?





프레피룩은 요즘 다시 유행하고 있다고 하는데 프레피룩 다 아시죠?

미국 엘리트, 아이비리그의 캠퍼스 룩이라고도 하는데 이런 프레피룩은 성시경같은 발라드가수가

입으면 안성맞춤이고, 얌전하고 꿈많은 여고생들이 좋아하는 교회오빠나 순정만화속 남자주인공의

전형적인 의상이고, 게다가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예비사위 코스프레에는 딱인 그런 깔끔하지만

캐쥬얼한 젠틀맨 옷이죠.



 

그런데 사진들이 영 화질이 안좋았어요. 50년 사진이니 화질보다는 소장가치만 따져봐야할텐데

눈이 불편하니 섭섭함이 밀려드는 것은 어쩔 수 없더군요. 제가 위로받는 것은 이 책이 일본에서

나오자마자 완전 매진되었고 Ebay같은 옥션사이트에서 고가에 팔리는 책이라는 점??

 

게다가 패션북에서는 국내에서 내노라하는 췰북 출판사에서 45주년 한정판으로 내놓은 책이니

패셔니스타들에게는 잇북이요, 머스트해브아이템이 아닐 수 없으리라 생각됩니다.

.



 

저는 사실 패션사진보다는 이런 고색창연한 면학분위기와 학교주변 상점의 사진이 더 좋더군요.

 



사진에 달린 주석들이 좀 손발이 오그라드는 점이 있긴 하지만 요즘 캠퍼스에서도 만날수

있는 스타일인지라 스타일이란 진짜 변하지 않나보다...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뭐랄까요..멋을 내지 않은 듯하지만 클래식과 자유로움이 공존하고 무엇보다도 그속에 강한

명문대의 자부심이 팍팍 깔려있는 그런 도도함이 느껴지고...아, 학창시절로 다시 돌아가고픈

그런 생각도 들고요. 아들내미가 있다면 이렇게 입혀보고 싶어지는 그런 충동을 느껴지게 하는,

눈이 즐거운 책 <TAKE IVY>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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