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마음을 치유하는 영혼의 약상자 - 어느 시인이 사유의 언어로 쓴 365개의 처방전
이경임 지음 / 열림원 / 2011년 10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언어를 사용하는 것은 사유를 가지고 노는 것이라고 말하는 시인,이경임씨가
쓴 삶에서 길어올린 사색과 체험을 365개의 아포리즘으로 만든 책입니다.
확실히 시인이 쓴 아포리즘다운 잠언들의 연속입니다. 무엇보다도 감성과
위안에 그치는 게 아니라 현대사회의 중요한 화두들과 소비적인 대중문화,
종교, 과학적인 발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키워드를 뽑아내서 통찰력있는
삶의 정의를 보여줍니다.
이경임시인은 아주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현대사회와 결혼의 두얼굴, 사랑과 죽음에
대하여, 여행,윤리,성공,자유,불안,예술, 욕망과 생명에 대한 예의까지 정말 스펙트럼이
다양합니다. 저는 특히, 그녀가 '틈'이란 제목으로 쓴 부분이 참 좋았습니다.
저자는 틈이란 숨김과 드러남의 시도가 동시적으로 존재하는 욕망의 공간이라고 정의하면서
육체나 사물이나 모두 적나라하게 모든 것을 드러내는 순간 신비를 상실한다고 말하고 있죠.
감추어져 있을 때 신비롭고 더 강렬한 욕망을 부추긴다고요. 시간과 언어도 마찬가지고요.
은유와 환유속에 언어의 결들이 떠다닐 때 현재의 경험이 더욱 입체적으로 숨을 쉰다는
말에는 정말 고개 끄덕거렸습니다. 사랑과 풍경과 슬픔과 희열과 촉감과 산책들이 모두
틈이 있을 때 우리들의 상상력을 춤추게 한다는 그녀의 아름다운 통찰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더군요. 정말 '틈'이란 욕망의 기원이며 미학의 기원인가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