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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노보의 집
새러 그루언 지음, 한진영 옮김 / 도서출판두드림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이 책<보노보의 집>은 올해 영화로 만들어진 <워터포엘러펀트>를 쓴 새러 그루언의
새 작품입니다. 사실 보노보가 사람이름인지 만화캐릭터인지 아무것도 모르던 무식쟁이
였기때문에 이 책의 첫10페이지정도 읽기 시작했을때 그 흥미진진함에 인터넷을 바로
뒤져서 '보노보' 가 어떻게 생긴 유인원인지 찾아볼 정도였지요. 이렇게 생겼더군요. 짜잔!
우선 골반이 인간과 흡사하여 직립 보행을 하고 사람처럼 마주보고 껴안으며,
모계사회이고, 머리가 좋아 수화로 사람과 대화(?)도 할 수 있다네요. 침팬지랑
닮았지만 가부장적이고 공격적인 침팬지와는 달리 온순하고 평화 추구형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보노보와 인간의 유전자를 비교하면 99%가 동질이고 불과 1%미만
(0.54%)의 차이만 있다는 보고가 있더군요. 외모만 다를 뿐 거의 인간과 같다는
말인데 그러니까 인간과 가장 가까운 종이며 섹스를 즐기는 유일한 동물이고요.
왠지 경탄스러우면서 불편한 이 느낌을 어찌해야할까요. 아마도 그동안 제가 본
유인원이나 침팬지들은 모두 동물원에 갇혀있고, 우리 인간은 그들과 아주 많이
다르다고 교육받았기 떄문일 것입니다. 그리고 철저히 나는 동물원의 구경꾼,손님
이었으니까요. 인류진화의 비밀, 그 끊어진 링크의 미스테리를 풀어줄 마지막
실마리라고 알려진 보노보에 대해서 알게 되니 정말 책은 더욱 재미있어지더군요.
좌우간 새러 그루언이 이 책<보노보의 집>을 쓰게 된 것은 '보노보'가 처해있는
멸종위기에 대해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싶었기 때문이라네요.그래서
그 간절한 소망을 이루기 위해 2년간 교육기관과 연구소를 오가며 실화와 방대한
자료들을 바탕으로 이 작품을 쓴 거고요.
새러 그루언의 전작인 <워터포엘리펀트>에서처럼 이 책 <보노보의 집>또한
아주 흡인력있는 작품임은 여실히 증명되더군요. 소모품이나 실험대상이 아닌
'인간의 친구'로써 애정을 담아 동물을 표사하는 것이나 내밀하면서도 디테일한
심리표현과 톡톡 튀는 문체, 탄탄한 구성들이 한 예이지요.
게다가 이 책 <보노보의 집>에서는 그녀가 탄탄한 스토리텔링을 위해 쓴 인물과
소재들은 박진감이 넘칩니다. 오래도록 서로에게 극진한 사랑스런 커플, 나락에
떨어진 조울증 작가, 결벽증심한 이사벨박사, 딸의 성기구도 가지런히 정리해
주시는 어머니, 채식주의자이자 생태여성주의자 초록머리청년, 먹고싶은 것을
직접 모니터를 통해 쇼핑하는 보노보,폭파테러, 포르노방송의 리얼리티쇼까지..
구지 제가 줄거리까지 밝혀서 나중에 읽으실 분에게 김뺴는 일은 안하는 게 좋을 것
같지요? 저는 이 책<보노보의 집>을 손에 잡았을때 화장실도 가기 싫을 정도로
즐겁게 읽었으니까요. 아주 인상적이었어요. 뭐랄까요. 이 작품도 곧 영화화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보노보의 리얼리티쇼 장면은 영화에서 아마 백미일테니까요.
저는 이책 <보노보의 집>과 같이 읽으면 좋을 책으로 프란스 드 발의 <내안의 유인원>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보노보가 왜 동성,이성을 가리지않고 섹스를 많이 하며 모계사회를
꾸리게 되었는지를 설명해주고 있는데 아주 흥미롭습니다.
이 책을 읽은 후 바로 어린이를 위한 <지구의 마지막 낙원>이라는 아프리카 오카방고의
야생동물에 대한 책을 읽었습니다.그 책에서 사자들은 서열싸움에서 새로운 승자 숫놈이
나오면 예전 우두머리의 자식들을 모조리 죽여 도전의 싹도 막고 자신의 유전자만 남긴다는
이야기가 소개되는데 여기에 나오는 '보노보'와는 정반대이지요. (예전 역사책에 나오는
혈통과 정통성문제로 피비린내나는 사람들의 역사와 많이 유사합니다) 프란스 드 발의
주장대로라면 '보노보'는 수컷이 누가 진짜 자기 자식인지 알수 없게 하여 영아 살해를
막고 있습니다. 종족서열싸움이 없으니 평화롭고 성을 도구로 이용할 필요가 없는거죠.
그래서인지 2-3년전에는 실제로 전세계적으로 '보노보로 돌아가자'는 운동이 유행처럼
번졌었다고 하네요. 관련된 책도 있더군요. 하여간 이 책을 읽으시는 분들은 프란스 드 발의
<내안의 유인원>을 같이 읽으시면 즐거움이 배가 되실 겁니다. 우리가 '보노보'에 대하여
좀 더 일찍 알았더라면 인간 본성에 대한 개념자체가 적자생존과 이기주의가 아니라 평화,
공존,배려,공감등 이타성에 더 포커스를 맞추었을 것이니까요.
이 책 <보노보의 집>은 마치 해피엔딩의 따스한 영화를 한편 본것 같아요. 넘 행복했습니다.